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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줍줍’ 대박에도 둔촌주공 속앓이…‘억소리’ 이자 깎아달라 [부동산360]
이주비 대출이자율 7% 육박…은행 6곳에 인하 요청
향후 사업 과정서 가산점 주겠다고 제안
사업 늦어지며 조합원들 이자 부담 증가
“입주까지 2년 남아 이자 더 늘어날 것”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이주비 대출이자 부담이 말도 못해요. 그것 때문에 새 집에 못 들어가겠다는 조합원들도 있죠. 추가 분담금까지 더해서 누가 그걸 턱턱 낼 수 있습니까? 그 돈 다 들고 올 수 있는 사람 50%도 안 될 겁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 조합원들이 추가 공사비 분담금뿐 아니라 이주비 대출이자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고금리에 못 버티겠다는 조합원들의 아우성이 커지며 조합은 금융권에 이주비 대출금리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조합은 지난 3일 이주비 대출 은행 6곳에 약 1조4000억원 규모 이주비 대출의 이자율 6.88%(코픽스+2.59%)를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둔촌주공 이주비 대출은 지난 1월 말 만기가 도래하기 전 협의를 통해 입주예정일 석 달 후인 2025년 4월까지 연장됐다. 조합은 2017년 이주를 진행하며 평균 4%대 금리로 이주비를 조달했는데 지난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치솟으며 이자 부담이 확 늘게 됐다.

조합은 대출 연장시점에 시중 최저금리로 합의하기는 했지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에서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금융권에 이같이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주비 대출이자율을 내려주는 은행에는 향후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 금융기관 선정 시 혜택을 주겠다고도 제안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은행이 금리를 낮춰주면 앞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에 가산점을 주는 등 조건을 제시하는 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조합원이 부담하는 이주비 대출이자는 향후 입주 시 정산한다. 둔촌주공은 착공 초기만 해도 2023년 8월 입주계획이었는데 공사 지연으로 사업이 정체돼 이주기간이 더 길어지며 조합원의 부담이 더 늘게 된 상황이다. 이주는 지난 2017년 7월 시작해 이듬해 1월까지 이뤄졌고, 입주는 2025년 1월 예정이다.

이에 조합원 사이에서는 추가 분담금 폭탄 못지않은 이주비 대출이자 부담이 두렵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조합원 약 6000명 중 일부 이주비 미대출자를 제외하면 총 대출액이 1조4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1명당 평균 대출액은 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조합원은 “평형별로 다르지만 보통 이주비 대출을 3억원씩은 받았는데 벌써 대출한 지 수년이 흘러 이자가 1억원은 달할 것”이라며 “앞으로 입주가 2년은 남았는데 이자가 4000만~5000만원이 더 붙는 것 아니냐. 추가 분담금 등까지 더하면 누가 그 모든 금액을 턱턱 내겠는가. 조합원 중에는 새 집에 못 들어가겠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재건축사업장에서도 이주비 대출이자 부담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주비 대출금리가 치솟아 사업성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이주비 대출을 실행할 은행을 찾기조차 어려운 경우도 있어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금리 태풍으로 정비사업 리스크가 훨씬 커진 것”이라며 “이주비 대출을 아예 못 받는 곳도 많은데 향후 금리 수준을 보면 적어도 1년간은 조합들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른 사업장도 둔촌주공을 기준으로 부담을 가늠할 텐데 이주비 대출이자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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