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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 만드는 값 14년 만에 최고…K-조선, 흑자 전환 더 바짝 [비즈360]
지난달 말 163.9…09년 2월 이후 최고
LNG·LPG선 중심의 가격 상승 흐름 뚜렷
국내 조선 빅3 올해 턴어라운드 전망 밝혀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2년 인도한 200K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한국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신규 선박 가격이 2월 들어 상승세를 보이면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가 강점을 보이는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등 가스선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조선사가 연초부터 릴레이 수주 낭보를 전해오는 가운데 올해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163.90으로 전주(163.38) 대비 0.5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9년 2월 둘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조선가 지수는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지표다.

지난달 말 164에 이른 신조선가 지수는 장기 호황기였던 2005~2008년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03년 2월 말 119였던 이 지수는 2년 만인 2005년 162로 뛰었고 2007년과 2008년 역대 최고 수준인 185, 178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9년 시황이 급랭하면서 138로 내려앉았고 2020년까지 10년간 120~130선을 오르내리며 부진했다. 선가는 조선업황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지수 흐름을 선종별로 보면 원유운반선인 탱커와 건화물운반선인 벌커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LNG·LPG선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발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헤럴드경제 DB]

선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로 해상 운임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노후 선박 교체 수요 등으로 발주 물량은 줄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말 전 세계 수주잔고는 2015년 이후 약 7년 만의 최대 규모로 조선사들은 충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장기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업종 내 경쟁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조선소는 2008년(1014개) 대비 74% 줄어든 260개로 역대 가장 적다.

업계는 선가 상승 흐름이 수익성 개선, 가격협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우리 조선사가 LNG선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만큼 LNG선 중심의 가격 상승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이에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올해 나란히 흑자 전환을 이룩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 2년간 달성한 대규모 수주 물량에 대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해 적자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연초 수주 성적표는 흑자 전환의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 1~2월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46억4000만달러, 20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치의 20% 이상을 달성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LNG선 2척을 따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일각에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선가를 방어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선가는 운임과 무관하게 반등하고 있는데 선주가 신규 선박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고 있는 상태”라며 “조선사의 수주잔고가 지속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선가를 낮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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