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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퇴요정’ 황교안 [이런정치]
황교안, 김기현에 연일 ‘사퇴하라’… 3차례 TV토론서 김기현 맹공
안철수 “사실이면 문제” 이준석 “가보겠다”… 민주당 ‘진상조사단’
김기현, 23일 긴급 기자회견… “음해 가짜뉴스. 새빨간 거짓말”
황교안 지지율 1주일 만에 급상승… 김기현과 안철수 동반 하락
국민의힘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사퇴요정’으로 등극했다. TV토론에서 황 후보는 연일 김기현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안건은 김 후보의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이다. 해당 이슈엔 당권 경쟁 중인 안철수·천하람 후보까지 가세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검증단을 꾸려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다. 황 후보가 ‘씬 스틸러(scene stealer)로 등장하면서 지지율도 상승세다. 황 후보의 ‘사퇴요구’를 받은 김 후보측은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김기현 캠프측에선 ‘죽겠다’는 비명도 들린다.

김 후보는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 후보가 제기한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에 대해 해명키 위해서다 김 후보는 회견에서 “울산땅 연결도로 의혹은 전형적인 모함이자 음해다. 1800배 시세차익도 거짓말이고 연결도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또 “민주당이 또 자살골을 넣으려고 작정한 듯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와 울산경찰청이 총동원된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재판 1심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도 민주당은 저를 잡겠다고 진상조사단을 꾸린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김 후보의 이날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은 황 후보가 제기한 관련 문제제기에 대한 대응 차원 성격이 짙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황 후보는 지난 22일 심야에 진행된 KBS 주관 3차 TV토론에서 김 후보를 향해 “김기현 후보님,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서 사퇴하시라. 의혹을 해결하려면 왜 도로에 노선이 바뀌었는지 왜 노선이 김 후보의 땅으로 바뀌었는지 그 과정을 해명하시라”고 했다. 황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사퇴’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황 후보는 지난 20일 MBN 주관 토론회에서도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지금이라도 김기현 후보는 사퇴하시길 바란다”며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바로 권력형 토건 비리이기 때문”이라며 “왜 김 후보의 땅과 먼 곳에 만들어지기로 햇던 도로가 왜 휘어 들어왔느냐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메시지는 같았다. ‘김기현 사퇴’ 였다.

황 후보는 지난 15일 진행된 첫번째 TV토론에서도 “김기현 후보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용기있게 사퇴하라.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관련 의혹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며 “3800만원에 산 땅이 엄청난 시세 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이라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모두 4차례 진행되는 TV토론회 가운데 3회 연속으로 김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반향도 있었다. 경쟁후보들이 유사 의혹을 김 후보에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KTX 노선이 원래는 직진으로 가기로 돼 있었던 것을 지금 현재 김기현 후보가 소유하고 있는 땅 쪽으로 이렇게 휘어진게 있다”며 “그런 문제들은 정말로 해명이 되야하는 것이다. 제대로 해명이 안 되면 아마도 다음 선거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공격을 받을 것이다. 거의 1800배 차익이 났다”고 비판했다.

천하람 후보측 역시 공세에 동참했다. ‘천아용인’팀을 측면 지원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제가 울산 현장으로 직접 가겠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가서 현장을 확인하고 95% 할인받아서 땅을 인수하겠다”고 썼다. 이 전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다녀오겠습니다”라면서 의혹이 제기된 땅 주소가 포함된 관보의 웹사이트 링크를 첨부했다.

민주당은 한술 더떴다. 김 후보 토착비리 의혹 진상조사단 구성을 공언한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당 차원에서 토착 비리, 땅 투기 의혹으로 고발하고 즉각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3800만원에 사서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본 일이 있다면 야당의 경우 압수수색과 수백번의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가칭 ‘김기현 의원 땅투기 의혹 진상조사단’을 빠른 시일 안에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짠 ‘토착비리 의혹’ 제기가 정치권 화두로 떠오르면서 황 후보의 지지율도 상승세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4명(국민의힘 지지층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 후보 지지율이 44.0%, 안 후보 22.6%, 천 후보 15.6%, 황 후보 14.6% 순이었다.

리얼미터의 직전 조사(2월 6∼7일)와 비교하면 김 후보는 1.3%포인트(p) 지지율이 하락했고, 안 후보는 7.8%p 떨어졌다. 반대로 천 후보와 황 후보는 각각 6.2%p, 7.6%p 상승했다. 불과 한주 사이에 1위와 2위 주자의 지지율은 하락한 반면, 3위와 4위 후보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오른 셈이다. 특히 황 후보의 경우 ‘김기현 사퇴’ 요구는 본인의 지지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그간 ‘사퇴요정’으로 이은재 전 새누리당 의원(현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거론돼 왔다. 이 전 의원은 조희연 교육감과 소프트웨어 구매 방식을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 ‘사퇴하십시오’를 여러차례 언급, ‘국민 사퇴요정’에 오른 바 있다.

이은재 전 새누리당 의원 [연합]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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