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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0, 붕괴 0' 기적의 도시… 욕먹던 시장이 영웅된 사연
튀르키예 남부 광역 하타이 도심이 지진 발생 다음날인 7일(현지시간) 폐허로 변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튀르키예(터키)에서 사망자는 물론이고, 무너진 건물도 하나 없는 도시가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튀르키예 다른 대부분 지역은 불법 건축물로 피해가 커진 반면, 이 도시에서는 시 당국이 불법 건축을 강력하게 단속해 피해를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터키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가 3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의 도시 에르진에서는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사망자도 기록되지 않았다. 또 건물도 한 채도 무너지지 않았다.

하타이주는 현재까지 사망자가 3000명이 넘을 정도로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10개 주 중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롭기까지 한 기록이다.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의 시내 모습 [로이터]

전문가들은 외케스 엘마소글루 에르진 시장의 고강도 건축 규제 덕분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엘마소글루 시장은 "우리는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다"라며 "지진으로 인해 에르진에선 사망자와 부상자가 없었고 건물도 무너지지 않아 잔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만 정직하냐'며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지만 내 양심만은 편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축은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정치에 개입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참사의 피해가 확대된 원인으로 부실공사와 정부의 허술한 관리가 지목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에서 붕괴된 건물은 최소 6500채에 이른다. 튀르키예는 1999년 1만7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대지진 이후 내진 설계 기준을 대폭 강화했음에도 건설사들이 부실 시공을 계속한 결과 화를 키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완공된 튀르키예 말라티아의 한 아파트는 "최신 방진 규제를 통과한 1등급 건물"이라고 광고했지만, 강진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안타키아 지역에서 무너진 9층짜리 아파트 역시 2019년 준공된 신축이었다.

정부는 이같은 부실 시공을 눈감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60년대 이후 정부가 안전 규제를 위반한 건물에 대한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면제해주면서 부실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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