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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금리發 희비...카뱅 웃고 카페 울었다
카뱅, 영업익 37.46% 증가 기염
카페, 대출중개서비스 매출 급감

카카오 금융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 금리가 높아지자 대출상품을 공급하는 카카오뱅크는 이자이익을 크게 거두며 급성장했다. 하지만 대출 중개 서비스를 취급하는 카카오페이는 거꾸로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8일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영업익이 전년 대비 37.46% 증가한 353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50.79% 성장한 1조6058억원, 당기순익은 28.89% 성장한 2630억원을 기록하며 모두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폭발적인 성장은 대출 이자이익이 커진 덕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4분기 기준 이자수익은 3996억원으로 전년 동기(2375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4분기만에 7940억원어치가 팔리면서 시장내 점유율을 2.7%까지 끌어올렸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강조하는 중금리 대출도 잔액이 3조2414억원 기록하며 비중이 25.4%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며 대출금리가 크게 인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똑같이 대출상품이 취급돼도 카카오뱅크에는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누적 기준 전년 말 1.98%에서 지난해 말 2.48%로 0.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고금리로 인해 매출이 축소되는 정반대 상황에 직면했다. 카카오페이 금융서비스 부문의 핵심사업은 신용대출 중개다. 대출 중개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지만, 지난해 신용대출 금리가 최대 7~8%대까지 치솟으며 대출중개가 대출 실행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급격히 줄었다. 이는 금융서비스 부문 매출이 52.3%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올해도 카카오뱅크에는 유리하지만 카카오페이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대출 상품 라인업을 더 강화해 이자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올해 역시 고금리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 리더는 “2금융권의 경우 조달금리 상승과 자산건전성 이슈로 인해 가계대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듯하다”며 “이에 따른 공급이슈가 카카오페이 대출중개 사업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자금대출을 중심으로 규제환경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카카오페이도 신규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출 중개 상품을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등으로 확대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이번 어닝서프라이즈가 ‘은행’이라는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 당시 은행이자 ‘플랫폼’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카카오뱅크가 본질적으로는 이자 사업을 핵심으로 하고, 또 수입에서 예대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총 영업수익 중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달했다. 반면 증권계좌 개설, 연계대출, 제휴신용카드, 광고플랫폼 등을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수익의 비중은 5%에 불과했다.

한 핀테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융 상품을 공급하는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 있다”며 “결국에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은행’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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