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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 방중 일정 전격 연기…中“국제 관례 어겨”
공화당선 “이래서 대만 지키겠나”…9일 상원 청문회
올해 경제 회복 원년 삼은 中, 대미 관계 개선 ‘삐끗’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하면서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이 “국제 관례를 위반했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경제 회복을 최우선시 하는 중국 정부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5일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데 대해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 풍선이 지상 인원에게 군사적·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은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미중 관계를 다시 얼어붙게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5∼6일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출발 몇 시간 전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사실 미국과 중국은 어떤 방문도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면서 “미국이 그런(방문 연기) 발표를 한다면 그건 미국 사정”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대서양 연안에서 격추되는 모습 [CNN]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은 지난달 18일 미중 경제팀 수장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의 스위스 취리히 회담,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문제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의 화상 대화에 이은 대화 본격화 시도였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대만 등을 둘러싼 안보 현안에 대해 양국이 대화를 나눌 것으로 기대됐다.

전직 외교관 출신인 다니엘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서 만나 대화 채널을 유지하겠다고 합의한 것을 거론하며 “이번 사건으로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양국이 ‘발리 모멘텀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간다는 보장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가에서는 대중 강경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마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은 발견 1주일 만에야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데 대해 “미 영공의 풍선을 막을 수 없다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인도의 땅, 필리핀과 일본의 섬을 빼앗는다면 미국이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상원 외교위는 ‘전략적 경쟁 시대의 미-중 정책 평가’라는 제목으로 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의 대중 정책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화당을 중심으로 대중 강경 대응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로 미중 관계가 냉각될 경우 미국 보다는 중국이 더 곤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오밍하오 푸단대학교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관점에서 볼 때 올해 중국이 경제를 되살려야 하는 만큼 미국과의 관계 완화를 방해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번 사건이 시진핑 주석을 놀라게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즈(FT)에 “시진핑 주석이 이번 임무에 대해 알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WP는 중국 군부나 강경파가 의도적으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방해하기 위해 독단적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잠정 연기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이번 사태가 이슈의 중심에서 멀어져야 다시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과 블링컨 장관이 이번 우발 사건을 조용하고 전문적인 방식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정찰 풍선에 대한 긴장이 완화되면 방중 일정을 다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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