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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보다 더 떨어진 전세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두달째 하락
서울의 경우 절반 겨우 넘겨 52%
대단지 입주앞둔 강남권 역전세도
집값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잠실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매물 게시판에 전·월세 임차인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연합]

주택 시장의 바닥을 감지할 주요 지표로 거론되는 전세가율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이 기록적인 하락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보다 빠른 속도로 전세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세가율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은 본격적인 주택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3일 KB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 중 전세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전세가율은 66.7%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1·3 대책이 발표됐지만 매매와 전세 모두 부진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 중이다.

특히 서울 전세가율은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1월 서울 전세가율은 52%로 집계됐는데 이는 1년 전(54.6%)보다 2.6%포인트 내린 수치다.

지난해 중순부터 집값 하락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전세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전셋값이 더 크게 빠지면서 올해도 이런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45% 하락했으나 전세는 3.19%로 하락폭이 두배가 넘는다.

서울 지역에서는 강남3구 및 용산의 전세가율이 40%대를 기록했다. 송파는 2021년부터, 용산은 시장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부터 전세가율이 절반을 밑돌기 시작했다. 강남과 서초는 지난해 11월부터 40%대로 전환됐다. 1월 이들 지역의 전세가율은 44~46.9%로 집계됐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데는 대단지 신축 아파트 입주가 예고되며, 전세 공급 과다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고 전세가 하락도 극심해 전세보증금을 빼주기 어려운 상황도 나온다. 이로 인해 만기 도래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집을 급매로 내놓는 집주인들도 등장하고 있다.

전셋값이 지속 하락하고 있는 만큼 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을 보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매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전세가가 우선적으로 올라와야한다. 전세가 계속 떨어지면 매매가는 더 나아갈 수 없다”면서 “지난 7년간 상승장이 계속됐고, 조정이 6개월 정도라 브이자(V자) 반등이 이뤄지기에는 너무 빠르다”라며 “전세는 2+2 계약 기간도 있기 때문에 2~3년 정도는 하락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4235만원, 전세가격은 2076만원으로 매매-전세 가격 격차는 3.3㎡당 2159만원이다. 이는 해당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큰 격차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하고 월세 전환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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