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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학개미들 원망하면서 또 샀다…1월 원픽도 ‘테슬람’ [투자360]
[로이터·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새해 첫 한 달도 ‘서학개미’들의 압도적 1위 투자처는 테슬라였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 연초까지 급락 후 급등으로 이어지는 테슬라 주가의 ‘롤러코스터’ 흐름 속에서도 테슬라는 해외 주식 순매수액 1위 자리를 4개월째 지키고 있다.

테슬라를 향한 서학개미들의 마음은 지독한 ‘사랑 앓이’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이후 종목별 월간 순매수액 집계에서 전반 이상을 테슬라가 차지했고, ‘빅테크’ 대형주들이 돌아가며 1위를 차지할 때 테슬라만이 ‘장기 집권’을 몇 달째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1월 한 달만 3500억원 투자…2위 애플의 3.2배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단일 종목만 대상으로 집계했을 때 올해 1월 외화증권예탁결제 순매수액 1위는 2억8161만달러(약 3468억원)를 기록한 테슬라가 차지했다. 2위 애플(8674만달러·약 1068억원)의 3.2배, 3위 TSMC(6094만달러·약 750억원)의 4.6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지난 12월(1억1109만달러·약 1365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자금을 투입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큰 상승률 덕분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종가(108.10달러) 대비 31일 종가(173.22달러)는 60.2% 상승했다. 작년 12월 한 달만 주가가 30% 이상 급락한 후 ‘바닥’을 찍고 올라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작년 말 테슬라가 중국 내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며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전반적인 미국 증시 상승세 속에서도 뚜렷한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없었던 다른 기술주들과 달리, 테슬라는 실적을 통해 분명한 반전 모멘텀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25일 월가(街) 예상치를 상회한 매출(243억2000만달러·약 29조9501억원)과 주당순이익(1.19달러)를 발표한 바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종료되고, 연내 피봇(Pivot·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도 서학개미들의 돈을 움직인 이유란 게 김 연구원의 평가다.

잠시 한눈팔던 서학개미들, 결국 테슬라 복귀…최장 7개월 연속 1위도

지난 2020년 1월 이후 종목별 월간 순매수액 순위로 넓혀보면 테슬라의 독주 현상은 더 확연히 눈에 띈다. 집계한 지난 37개월 중 20개월(54.1%) 간 테슬라가 1위 자리를 차지했고, 길게는 7개월 연속(2020년 10월~2021년 4월) 선두를 내주지 않기도 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가 연일 치솟으며 정점을 향해 달리던 2020~2021년에는 테슬라 월간 주가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을 때 서학개미들의 투자 자금도 몰렸다. 테슬라 상승장에 올라타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 하락세가 시작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에는 테슬라가 순매수액 종목 1위를 차지했을 때 테슬라의 주가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 하락에도 서학개미들이 아랑곳 않고 테슬라 매수에 나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수한 서학개미들은 당시 시점이 테슬라 주가가 ‘저점’을 찍었다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는, 이미 들고 있던 주식에서 발생한 손해를 메우기 위한 ‘물타기’ 작업이었을 것"이라며 “테슬라 주가의 하락세가 몇 달 연속으로 벌어졌다는 점에서 손해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학개미들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연이은 ‘입방정’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리스크까지 있는 와중에도 테슬라에 대한 사랑이 변치 않는 이유에 대해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학개미(국내 주식 소액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사랑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도 대표적으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株)’에는 주가 등락 추세나 각사의 실적 등과 상관없이 투자금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친숙도가 높은 테슬라란 ‘이름값’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문턱을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LG화학 등 2차전지 관련주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투자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는 테슬라에 대해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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