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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만원→2만원, 말이 돼?” 다들 빚 내서 투자하더니…‘인생 최악의 경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워낙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해 투자했다가, 5000만원 손해보고 나왔어요. 투자 인생 최악의 경험이었습니다.”(회사원 A씨)

16만원까지 가던 주가였다. 심지어 다들 빚내서 투자하던 종목이었다. 지금은 2만원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대거 회사를 떠났다.

한때 ‘빚투(빚내서 투자)’ 1위 종목이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던 씨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면서 진단키트 기업이 처한 현실이다.

씨젠은 대표적인 코로나 특수 기업이다. 주식시장에서도 그야말로 뜨거웠다. 지난 2019년 7200원대의 주가는 진단키트 수요 폭증과 함께 2020년 8월 16만원대까지 수직 상승했다.

심지어 당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투자자 유의사항 등에도 씨젠이 거론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가 급증했는데, 당시 가장 신용융자 잔고가 증가한 종목이 바로 씨젠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카카오, LG화학 등 코스피 대표 종목 등보다 더 많은 빚투가 쏠렸다. 빚을 내 투자할 만큼 투자 광풍이 불었던 기업이 바로 씨젠이다.

지금 현재 주가는 2만원대다. 2년 반 만의 일이다. 8분의 1 토막이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 “코로나 특수를 아직도 믿었느냐”는 등의 반응이 투자자 커뮤니티마다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증권]

실적이 고스란히 씨젠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2020년엔 1조125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6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10배 이상 급증했다. 2021년엔 사상 최대치까지 기록했다.

실적이 급감한 건 작년부터다. 진단키트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300억원, 영업이익은 1800억원대로 줄었다. 4분기 추정치까지 포함해도 매출 1조원을 넘기기 힘들 전망이다.

씨젠은 이와 관련, “전 세계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에 따라 검사가 줄며 진단시약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씨젠 본사 모습. [연합]

심지어 직원들도 떠나고 있다. 2019년 314명의 씨젠 직원은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작년 초만 해도 1187명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 점차 직원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3분기엔 1053명으로, 반년도 채 되지 않아 100명 이상 줄었다. 특히 이탈한 직원 중 상당수가 연구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직원 수가 감소한 것은 맞지만 아직 1000명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전 300명대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씨젠이 코로나 이후 사업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씨젠도 이를 감안, 코로나 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씨젠은 코로나 외에도 독감 등 호흡기감염증,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소화기감염증(GI), 약제내성(DR)을 동시 진단하는 제품을 보유 중이다. 3분기 비코로나(Non-COVID) 제품의 매출은 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또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 관계자는 “작년 초 미국 현지 법인장, 의과학부문장, R&D 담당자를 영입했다”며 “미국에서 자체적인 R&D 및 제품 개발, 생산 능력을 갖춰 나가고 주요 제품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를 누린 진단키트 기업들이 이제는 넥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갈림길에 선 상황”이라며 “이 시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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