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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흑인 인어공주 이어 M&M's 초콜릿까지…‘Woke(우오크)’ 갈등 ‘부글’
문화갈등 극심한 美…진보 측 차별 민감 ‘Woke(우오크)’ 운동
Fox뉴스, 여성 마스코트 편한 신발 신긴 M&M's에 맹비난
초콜릿 회사, “킬힐 벗겼다 정치적 분열 일으킬 줄 몰랐다”
인종 다양성 등 뜨거운 감자…흑인 인어공주 5월 개봉 임박
영화 인어공주(2023) 주인공 에리얼 역을 맡은 핼리 베일리 배우.[디즈니 공식예고편 캡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엠앤엠즈(M&M’s) 초콜릿의 유명 마스코트가 정치적 싸움의 희생양이 됐다. 미국 보수성향 방송인 Fox뉴스 채널의 진행자 터커 칼슨이 ‘Woke(우오크) M&M’이라며 맹공을 퍼부은지 1년 만에 M&M 제조업체 '마스 리글리'사가 백기를 든 것. 회사는 성명에서 “마스코트의 신발조차 정치적 분쟁 소재가 될 줄 몰랐다”며 “마스코트를 무기한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엠앤엠즈 초콜릿 마스코트.[NYT]

뉴욕타임스(NYT)와 포브스 등 매체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마스 리글리사는 성명에서 “작년에 사랑하는 캔디 마스코트에게 조금의 변화를 준 것이 인터넷을 이 정도로 ‘달궈버릴지’ 몰랐다”며 “M&M’s 캔디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사명으로 하기에 이러한 분열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마스코트를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쇼의 유명 코미디언 마야 루돌프로 대체, 그가 M&M’s 대변인 역할을 맡아 내달 치러지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에 출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은 1년 전인 2022년 1월로 돌아간다. 당시 회사는 마스코트 중 ‘여성’인 녹색 초콜릿과 갈색 초콜릿의 외형에 작은 수정을 가했다. 녹색 마스코트가 신고 있는 부츠를 운동화로 바꾸고, 갈색 마스코트가 신은 높은 스틸레토 킬힐을 조금 낮춰 미들힐로 바꿨다.

칼슨은 곧장 “M&M은 마스코트들이 완전히 구리고 완전히 양성(性)적일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마스코트하고는 누구도 술을 마시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보수 진영은 여성 마스코트들에 편한 신발을 신긴 것이 진보 진영의 ‘Woke(우오크)’ 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봤다.

‘woke’란 단어는 단순히 wake(깨어나다)라는 단어의 과거형이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인종 차별 등의 문제에 의식을 갖고 깨어있는 것”이란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즉, PC(정치적 올바름)함과 비슷한, ‘젠더 및 인종, 성소수자 차별 등에 대해 이해하고 행동하는 깨어있는 상태’를 뜻한다. 보수 진영에선 ‘awake, not woke’(깨어있되, 진보성향 이슈에 반대한다)는 기치로 응수한다.

칼슨의 비난을 시작으로 강경 보수파가 이를 이어받아 ‘Woke M&M's’라며 조롱하는 사태가 한동안 지속됐다.

그러다 이번달 초 회사가 “Supporting Women”(여성을 지지한다)이라는 문구가 적힌 한정판 포장을 출시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M&M의 패키지에 여성 캐릭터만 등장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패키지 판매로 얻은 돈은 여성을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또, 녹색과 갈색에 이어 새로운 보라색 여성 마스코트가 등장했는데, 그녀는 ‘플러스 사이즈’, 달리 말하면 ‘뚱뚱한’ 외양을 지녔다.

칼슨은 곧장 “Woke M&M이 돌아왔다”고 포문을 열었고, 이어 “녹색은 그녀의 부츠를 되찾았지만 이제는 레즈비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롱했다.

결국 이날 마스코트의 무기한 폐기 조치로 초콜릿을 사이에 둔 문화 싸움은 칼슨으로 대변되는 강경 보수 진영의 승리로 정리된 듯 보인다.

[디즈니 공식 예고편 캡쳐]

한편, 더욱 큰 Woke(우오크) 이슈는 오는 5월 개봉하는 실사판 영화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에서 터질 조짐이다.

원작 동화에서 인어공주는 빨간 머리에 파란 눈동자를 지닌 백인인데, 영화사인 디즈니가 흑인 배우 핼리 베일리를 캐스팅하면서 논란이 됐다.

캐스팅 공개 후 온라인에서는 해시태그 ‘내 에리얼이 아냐’(#NotMyAriel)가 광범위하게 퍼졌고, ‘블랙 워싱’이라고 비꼬는 등 인종 이슈를 더욱 지폈다. 블랙워싱은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등장인물을 흑인으로 설정하는 추세를 뜻하며, 화이트워싱(非백인 캐릭터에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을 그대로 뒤집은 단어다.

이러한 비난을 인식한 채, 롭 마셜 감독은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깊이를 가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 공식 예고편 캡쳐]

디즈니는 에리얼에 대해 “인어공주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원작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당신의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최근 사내 캠페인 교재 자료에서 ‘공정(equity)’을 중시하고, 차별에 대한 민감도를 제고하자는 등의 의식 개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 나올 디즈니 만화영화와 이를 기반한 실사 영화에서 Woke(우오크) 이슈가 계속해서 재점화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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