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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빼고 다 오르네”…‘가성비’ PB도, 가격 인상대열 합류 [언박싱]
편의점을 둘러보는 한 고객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고물가 여파에 연초부터 유통업계 PB(자체브랜드) 브랜드 가격마저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아 물가 구원투수 역할을 한 PB 제품 역시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마진 거품을 뺀 PB 상품마저도 이달부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원재료 가격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이 아닌 수익성 방어 효과를 위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은 12일부터 PB 상품 20여종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 대표 품목으로 고메버터팝콘은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 오른다. 피카츄계란과자와 푸린그린복수아젤리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인상된다. 바프허니버터팝콘과 갈릭새우칩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7% 오른다.

이마트24도 1일부터 일찌감치 PB 상품 가격을 올렸다. 대표 상품은 초가성비 상품 민생라면으로, 490원에서 12.2% 인상한 550원으로 책정됐다. 이밖에도 민생컵라면은 700원에서 14.3% 오른 800원으로, 민생짜장라면은 750원에서 13.3% 인상한 850원으로 결정됐다.

CU와 GS25도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베이커리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CU는 메가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PB 빵인 연세우유 크림빵 시리즈 가격을 2600원에서 2700원으로 3.8% 올렸다. GS25도 PB 빵인 브레디크 생크림빵 시리즈의 가격을 2500원에서 2600원으로 4% 인상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인건비, 원부자재 원가 상승 등 가격 인상 이슈가 식품·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이어지면서, 제품을 만드는 중소 협력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PB 상품도 영향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PB 브랜드는 대형 유통업체가 제품의 생산만 제조사에 위탁하고, 기획·물류·마케팅·판매는 유통업체가 담당하는 구조다.

새해 첫날 장 보는 시민들 [연합]

대형 유통체인 대형마트도 PB 상품을 일제이 올리고 있다. PB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운영하는 이마트는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PB 상품 2200여개 중 일부 상품 가격을 10% 정도 인상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품목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밀가루와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과자 등 식료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부는 유통업체와 식품기업을 상대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결정, 그만큼 물가 상승 압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관세청 물가 자료를 보면, 설 명절 3주 전 식용유와 밀가루 수입가격은 지난해보다 각각 25.6%, 28.1% 올랐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이번에 PB 가격을 올리더라도 가성비 측면에서 여전히 강점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 방어 효과는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상 조치에도 여전히 가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저항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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