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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초당 1개 팔리는 5천~1만원 술깨는 음료 “과연 값 할까?”
'컨디션스틱' 광고. [HK이노엔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오늘 좀 많이 마실 것 같은 날이면 꼭 챙겨서 먹긴 하는데…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는 좋지 않을까 해서 먹는 편이죠.”(직장인 L씨)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접대를 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상대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사갑니다. 사실상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 날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영업사원 A씨)

연말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술 깨는 음료 ‘숙취해소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초에 1개씩 팔린다. 가격도 비싸다. 5000원~1만원으로 부담될 정도다.

숙취해소제시장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전년 대비 25% 성장한 2800억원대가 예상된다.

‘컨디션’ ‘여명808’ ‘모닝케어’ ‘상쾌환’ ‘깨수깡’ 등 그야말로 숙취음료 전성시대다. 20·30대를 겨냥해 MZ세대 연예인을 동원한 마케팅경쟁도 치열하다.

'상쾌환' 광고 이미지.
헛개나무열매 주성분…비싼 만큼 값어치할까?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할까. 숙취음료는 헛개나무 열매 추출 농축액에 컨디션 혼합 농축액(귤나무 열매껍질, 감초뿌리, 모창출뿌리줄기, 생강)을 혼합해 만든다. 여기에 제품마다 몇 개의 원료가 더해진다.

타우린, 나이아신 등도 숙취해소제에 주로 포함되는 원료다. 타우린은 피로해소제로도 널리 쓰이는 원료이며, 나이아신도 비타민B 성분이다. 다양한 원료가 혼합되지만 결국 핵심은 헛개나무다. 업계는 이 원료들이 숙취를 유발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빠르게 배출하도록 돕는다고 홍보한다.

아세트알데히드가 바로 숙취의 주범이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이때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이 나온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우리 몸에 독성으로 작용해 숙취를 유발한다.

숙취음료의 주성분인 헛개나무의 알코올 분해 효과를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에 의한 알코올 분해 효과는 38%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미배아 발효 추출물부터 헛개까지 숙취해소와 관련이 있는 소재들을 다양하게 발굴하고 대중화했다”며 “동물실험, 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해 컨디션의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해왔다”고 강조했다.

[123RF]
식약청 규제 강화 “숙취해소 과학적 근거 내라”

숙취해소제의 효과는 어느정도 인정하지만 효과 대비 너무 비싼 가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싼 가격 대비, 그만큼 숙취해소 효과가 있느냐는 비판이다.

실제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숙취해소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유통 중인 숙취해소제 중 식약처로부터 과학적으로 숙취해소 효과를 인정받은 원료는 아직 없는 상태다. 식약처는 제조·판매사가 2024년까지 실제 숙취를 해소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증명하지 못하면 그 이후로는 ‘숙취해소제’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했다.

A한의사는 사람마다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는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한방소화제 성분이 있는 숙취해소제가 좋고, 땀이 많은 사람은 갈근탕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좋다. 본인 체질에 맞는 숙취해소제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빨리 술을 깨고 싶다면 숙취해소제보다 물을 많이 마셔 소변으로 아세트알데하이드 체내 배출을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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