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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롯데’ 뼛속까지 혁신 시동…“현실 안주 끝났다” [언박싱]
젊어진 롯데 사장단…CEO 12명 바꿔
파격 외부영입으로 순혈주의도 깨
내부 젊은 전문가들 전략적 재배치
신동빈 장남 신유열은 상무 승진
새로 임명된 임원 46%가 40대
[헤럴드경제]

“연공서열·성별·지연·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5차례나 ‘도전’을 언급했던 올해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 같은 신년사 그대로였다. 당초보다 보름 가량 늦어진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 회장의 결단은 안정이 아닌, 성과에 기반한 ‘세대교체’였다.

15일 단행된 롯데그룹의 2023년 정기 임원인사 키워드는 올해보다 더 강해진 ‘젊은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최고경영자(CEO) 12명이 바뀌었고, 40·50대 임원이 늘었다. 승진 규모도 대대적 개편으로 평가되는 지난해(178명) 보다 두 명 더 늘었다. 부진한 실적 속 롯데그룹 특유의 순혈주의를 깬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는 신 회장의 절박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제공]

▶악재 벗어날 새 판짜기 전력= 롯데그룹은 올해 ‘레고랜드 발(發) 금융위기’로 시작된 롯데건설 발 그룹 내 재무부담 가중,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역대 최대 영업손실, 롯데하이마트·롯데면세점·롯데온 등 유통 계열사들의 거듭된 실적 부진, 롯데홈쇼핑 방송 송출 중단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임원인사를 하루 앞두고 198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롯데면세점이 롯데그룹 전반에 깔린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창사 이래 첫 적자가 예상되는 롯데하이마트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장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그룹 회사채 규모만도 5조749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들어 신용평가사들이 이례적으로 롯데 계열사 8곳의 신용도를 줄줄이 ‘부정적’으로 낮춘 배경이 됐다.

신 회장은 그룹 내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영구적 위기)’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뉴 롯데’를 위한 새 판짜기로 쇄신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젊은 외부 인재가 적극 수혈됐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가 각각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그룹 모기업인 롯데제과 대표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롯데멤버스 대표에 외부에서 영입한 여성 CEO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사장,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이사 부사장, 이완신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이사 전무 [롯데그룹 제공]

▶젊은 인재 기용…장남 신유열 상무 승진=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내부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낸 젊은 인재들을 주력 계열사에 전략적으로 재배치 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현철 사장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시장 불안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이사가 됐다. 백화점 출신이 호텔롯데 수장으로 오르는 첫 사례다.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는 그룹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전격 이동해 분위기 전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타격을 직격탄으로 받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에는 김주남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 전무가, 해마다 커지는 송출 수수료 부담에 내년 6개월간 새벽 방송 중단이라는 위기까지 닥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는 김재겸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만성적인 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에는 30년 이상 직매입 유통 경험을 갖춘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가 내정됐다.

2년 전부터 공개적인 국내 경영 행보를 보이는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는 상무로 승진했다.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근무하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수소에너지, 전기소재 사업의 글로벌 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승진에 따른 역할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로 롯데그룹 CEO의 평균 연령은 작년(58세)보다 한 살이 어려졌다. 사장 직급은 3살가량 젊어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 비중은 46%다. 여성 임원은 지난해 대비 12명이 증가해 47명이 됐다. 전체 임원의 7.1%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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