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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쉽지만 잘 싸웠다”...한파 녹인 광화문 ‘붉은악마’
영하 3도 눈발 날렸지만, 3만여명 ‘밤샘 응원’
브라질전 패배에도 시민들 “괜찮아! 괜찮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조명뿔, 메이크업과 피켓, 응원봉으로 무장한 붉은 악마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

“내가 끝까지 보자고 했잖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5시30분께, 조용하던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함성’이 터졌다. 후반 31분 백승호 선수의 만회골이 나온 시점이다. 흩날리는 눈발을 우산도 없이 맞으며 초조하게 스크린만 바라보던 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양민찬(19)군은 “집에 가자는 친구들을 설득하길 잘했다”며 “승패와 상관없이, 행복하게 월드컵을 즐겼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은 1대4로 마무리됐지만 시민들의 응원 열기만큼은 앞선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하 3도의 추위에 패딩과 목도리, 담요로 무장한 시민들은 저마다 ‘붉은악마’ 머리띠를 쓰고 광화문 광장을 밝혔다.

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은 응원단 붉은악마 추산으로 2만여명에 달했다. 이날 헤럴드경제가 만난 시민들은 모두 잠을 반납하고 응원에 나섰다. 경기를 끝까지 관람한 뒤 출근하겠다는 직장인과 경기후 1교시 수업을 들으러 가겠다는 대학생이 많았다. 새벽 6시께 광장을 나서는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럼에도 월드컵 전사들 덕분에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응원을 나온 김성연(26)씨는 “숙직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9시에 출근할 예정”이라며 “성적이 안타깝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까지 잘해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전반에만 브라질에 네 골을 내준 전반이 끝난 후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광장에 머무르며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을 함께 했다. 후반에 들어서면서는 눈발도 거세졌지만 우산도 쓰지 않은 채로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얼마 전 수능을 치른 후 후련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즐겼다는 신영민(19)군은 귀가하는 시민들을 향해 “끝까지 보자”고 독려하며 자리를 지켰다. 신군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선수들이 더욱 노련해져서, 다음 경기 때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12년 만의 16강 진출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다. 결국 한국팀이 첫 득점에 성공하자, 광장은 시민들의 함성 소리로 금세 활기를 찾았다. 오전 반차를 냈다는 김지연(25)씨는 “솔직히 전반까지는 브라질을 상대로 너무 큰 기대를 걸었나 싶기도 했는데, 결국 골을 넣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우리가 월드컵에서 보고싶은 게 결국 이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 아니겠느냐”고 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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