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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청 ‘스쿨존 참사’ 도로개선 요청...청담동 인근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시교육청, 교통안전 점검 실시
의견수렴 주민 50명중 48명 “반대”
“주민불편, 보행안전 우선할 수없어”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이면도로의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 쌓인 꽃들과 포스트잇. 김영철 기자

교육당국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앞 도로에 안전문제가 있다고 보고, 추진한 도로 개선 작업이 인근 주민 일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에서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서울 교육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의 통학이 잦은 해당 도로가 급경사로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며 “(도로를 현행 양방향에서) 일방향도로로 바꾸면 아이들이 더 안전할 것 같다고 판단돼 (구청에) 개선 사안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지난 2019년 말 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서울도로교통공단과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이후 교육청은 서울 강남경찰서와 강남구청에 언북초의 어린이 일방향도로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점검결과 알림 및 교통안전 시설 개선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에 강남구청은 지난 2020년 1월 언북초 일대 거주민 50명을 대상으로 ‘통행방향 변경 관련 주민 의견 수렴’을 실시했지만, 96%(48명)이 이 같은 개선안에 반대했다.

강남구청의 설명에 따르면 주민들은 해당 초교 일대 도로를 일방향도로로 전환 시 거주지로 들어가는 길이 더 불편해진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들을 종합했을 때, 일방통행 도로로 바꿀 경우 차량을 이용해 주거지로 돌아가기 위한 통행이 불편해진다는 주된 의견이 나왔다”며 “학교 주변에 급경사 도로가 많아서 일방향도로로 바꾸면 과속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언북초 일대의 어린이보호구역 도로는 차량이 양방향으로 통행하기에 비좁아 학생들에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학부모들로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본지가 전날 언북초 일대 어린이보호구역을 방문한 결과, 해당 초교 일대의 양방향도로의 넓이는 2m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도로 옆 인도는 1m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비좁았다. 일부 인도에는 차량 충돌을 막는 펜스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해당 초교에서 2학년 자녀를 둔 김모(39) 씨는 “집이 학교 바로 앞이지만, 귀갓길이 위험할 것 같아 마중을 나왔다”며 “학교 주변 도로가 아이들에게 안전하지 않아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불편이 아이들의 보행 안전을 우선할 수 없다고 봤다. 급경사인 일방향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속 위험도 과속방지턱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스쿨존은 무의미하다”며 “주민들의 불편이라는 가치보다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 가치가 더 중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일방향도로로 바꿀 때 급경사 구간에서 과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우려도 과속방지턱을 충분히 설치하면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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