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11년 만에 유리천장 깬 삼성전자…미래 ‘여성 사장’ 후보 9명 새롭게 뽑았다
삼성·LG 올해 첫 여성 CEO 발탁
100대 대기업 여성 임원 비율 5%대 돌파
임원·대표 겸직 여성경영인 고작 5명
ESG경영 강화 등으로 ‘女風’ 이어질 전망
삼성전자가 2023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승진한 9명의 여성 임원들. 안희영(왼쪽 위부터) 상무, 한글라라 상무, 손영아 상무, 왕지연 상무, 김세진 상무, 안주원 상무, 이금주 부사장, 강보경 상무, 손보영 상무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여성도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발언 이후 11년 만에 삼성전자에서 여성 사장이 탄생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6일 2023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9명의 여성 신규 임원을 새롭게 배출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신임 사장 이후 미래 여성 사장 후보군을 더욱 두텁게 한 것으로 삼성전자의 여성 중용 인사 철학이 더욱 강화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6일 발표한 187명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 중 여성 승진 임원은 9명으로, 비율로는 4.8%를 차지했다.

전날 이영희 사장을 삼성 비(非)오너 일가 출신 첫 여성 사장으로 발탁한데 이어 임원 승진에서도 ‘여성’ 키워드를 앞세웠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0월 취임 직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와야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과 SW 역량을 골고루 겸비한 여성 인재가 핵심이다. 이금주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RAM공정개발팀 부사장은 수세대에 걸쳐 공정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공정개발 및 개발 제품 양산성 확보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강보경 DS부문 S.LSI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팀 상무는 보안(Security) IP 알고리즘 개발 전문가다. 차별화된 IP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모바일/오토모티브향 SoC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AR(증강현실) 등 신사업 전략 전문가도 눈에 띄었다. 안주원 DX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 전략그룹 상무는 AR 글래스 및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등 신규 비즈니스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 전략을 수립·추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년 삼성전자 부사장 이하 정기 인사에서 여성 승진자 비율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5%(총 158명 승진자 중 8명), 2020년 3%(162명 중 5명), 2021년 3.7%(214명 중 8명)이던 여성 승진자 비율은 지난해 6.06%(198명 중 12명)로 늘었다.

연도별 사내 여성 임원 비율도 증가세가 확연하다. 삼성전자가 매년 발표하는 ESG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4%던 사내 여성임원 비율은 지난해 6.5%로 상승했다.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2013년 100명을 넘어선 후 올해 처음 400명대로 올라섰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내년에는 45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여성 임원 수도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18년 29명에서 올해 64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당분간 여성 임원 확장 추세는 가파라질 전망이다. 오는 2025년 ESG공시 의무화가 실시되면서 임원 인사에서 ‘여성’이 중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업계에선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달성할 때까지 여성 임원 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몇달 전까지 국내 100대 대기업 여성 임원 중 CEO 타이틀을 동시에 가진 사람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채수연 네이버 대표 뿐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지난달 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은 이정애 LG생활건강 음료사업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CEO로 발탁했다. 광고 제작사 지투알에서도 박애리 부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전날 임명된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사장까지 포함시킨다면 총 5명이다.

그러나 아직 갈길은 멀다. 국내 4대 그룹 기업 중 현대차그룹은 핵심 계열사에 아직 여성 CEO를 발탁하지 않았다. 여성 임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국내 대기업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하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은 올해 5.6%로 이제 겨우 5%를 넘어섰다. 대기업 유리천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jakme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