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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전사들 있음에 행복했다” 눈발 뚫은 응원 열기
16강전 기대감에 잠 반납한 시민
출근·수업 앞두고 새벽까지 응원
“성적 안타깝지만 충분히 잘했다”
후반 31분 만회골에 눈발 속 환호성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바로 월드컵 보는 이유”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한국팀의 만회골에 시민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내가 끝까지 보자고 했잖아!”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5시30분께 조용하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함성’이 터졌다. 후반 31분 백승호 선수의 만회골이 나온 시점이다. 흩날리는 눈발을 우산도 없이 맞으며 초조하게 스크린만 바라보던 시민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양민찬(19) 군은 “집에 가자는 친구들을 설득하길 잘했다”며 “승패와 상관없이 행복하게 월드컵을 즐겼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은 1대 4로 마무리됐지만 시민의 응원열기만큼은 앞선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하 3도의 추위에 패딩과 목도리, 담요로 무장한 시민은 저마다 ‘붉은악마’ 머리띠를 쓰고 광화문광장을 밝혔다. 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은 응원단 붉은악마 추산으로 2만여명에 달했다.

출근·수업 앞두고 응원…잠 반납한 시민
시민이 새벽 5시께부터 흩날리기 시작한 눈발을 맞으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이날 헤럴드경제가 만난 시민은 모두 잠을 반납하고 응원에 나섰다. 경기를 끝까지 관람한 뒤 출근하겠다는 직장인과 경기 후 1교시 수업을 들으러 가겠다는 대학생이 많았다. 새벽 6시께 광장을 나서는 시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럼에도 월드컵 전사들 덕분에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응원을 나온 김성연(26) 씨는 “숙직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9시에 출근할 예정”이라며 “성적이 안타깝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까지 잘해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전반에만 브라질에 네 골을 내준 전반이 끝난 후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광장에 머물며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을 함께했다. 후반에 들어서면서는 눈발도 거세졌지만 우산도 쓰지 않은 채로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얼마 전 수능을 치른 후 후련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즐겼다는 신영민(19) 군은 귀가하는 시민을 향해 “끝까지 보자”고 독려하며 자리를 지켰다. 신군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월드컵을 계기로 선수들이 더욱 노련해져서 다음 경기 때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12년 만의 16강 진출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 했다.

“포기 않는 열정, 월드컵 보는 이유”
출근을 앞두고 새벽 거리응원을 나온 김현준(27·왼쪽)·한로운(27·오른쪽) 씨.

결국 한국팀이 첫 득점에 성공하자 광장은 시민의 함성으로 금세 활기를 찾았다. 오전반차를 냈다는 김지연(25) 씨는 “솔직히 전반까지는 브라질을 상대로 너무 큰 기대를 걸었나 싶기도 했는데 결국 골을 넣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우리가 월드컵에서 보고 싶은 게 결국 이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 아니겠느냐”고 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기간 한국팀이 보여준 노력에 감동받았다는 이도 많았다. 직장인 김현준(27) 씨는 “포르투갈전 때 황희찬 선수가 역전골을 넣는 모습에 눈물이 났고, 선수들이 태극기에 썼던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에도 뭉클했다”고 했다. 김시영(20) 씨도 “부상을 입은 선수도 많았는데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반해 처음 응원을 나오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응원인파에 대비해 안전관리인력을 1400명 규모로 편성했다. 경찰 역시 광화문광장에 경찰관 65명, 기동대 6개 부대 등 380여명, 특공대 20명을 배치했다. 붉은악마도 안전인력 300여명을 투입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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