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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말이 아이의 미래 결정 ‘부모의 말, 아이의 뇌’외

▶부모의 말, 아이의 뇌(데이나 서스킨드 외 지음, 최다인 옮김, 부키)=똑같은 잠재력을 갖고 태어나지만 어떤 아이는 두뇌 발달과 학업 성취도에서 앞서 나가고 어떤 아이는 뒤처지는 이유는 뭘까? 소아외과 전문의인 데이나 서스킨드 박사에 따르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IQ나 재능, 돈이 아니라 부모의 말이다. 아이의 학업과 진로, 인생에서 성공은 타고난 지능이나 재능, 가정 형편, 속한 계층이 아니라 태어난 첫날 부터 부모가 일상에서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의 권위자인 서스킨드 박사는 창각장애아동에게 듣는 능력을 되찾아주는 일을 해왔다. 그런데 똑같이 청력을 회복했는데도 어떤 아이는 의사소통 능력을 얻어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잠재력을 십분 발휘한 반면, 어떤 아이는 끝내 말을 못하게 돼 학습능력이 뒤떨어졌다. 서스킨드 박사는 이유를 찾기 위해 사회과학과 신경과학으로 눈을 돌렸고, 부모의 말에서 답을 찾았다, 여기에는 아동심리학자인 베티 히트와 토드 리즐리의 ‘3000만 단어 격차’론이 한몫했다. 히트와 리즐리가 42개 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문직 가정과 생활 보장 계층 가정의 아동이 3세까지 듣는 단어는 그 수에서 무려 3000만 단어나 격차가 났다. 어휘 뿐 만 아니라 칭찬과 격려, 긍정의 말 등 질도 달랐다. 아이의 능력이 후천적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특히 뇌의 85%가 완성되는 결정적 시기인 3세까지 듣는 말의 양과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모의 말은 공감능력과 도덕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책에는 부모가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지침도 들어있다.

▶1944년생 허 스토리(강숙자 지음,지식산업사)=여성학자인 저자의 80여년 삶을 기록한 개인사로, 시대의 세부 풍경과 인식의 다양한 층위를 만날 수 있다. 50년대 후반 안동극장에서 ‘트로이의 헬렌’을 보러 갔다가 들킨 사연이나 당시 계모임이 깨지면서 사회문제가 되던 때, 계원의 야반도주로 계주인 엄마가 책임을 뒤집어쓰고 집을 팔아 돈을 갚은 얘기 등은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가고시가 처음으로 시행되던 61년, 2차 체능고사가 실시됐다든지, 인성검사라는 이름의 IQ테스트를 했다는 이야기는 낯설다..저자의 서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여성의 역할과 지위의 시대상이다. 1973년 대한가족계획협회 재직때 보건사회부가 인구문제 등을 연구할 인재를 미국 유학 보냈는데 선발시험에서 1등을 하고도 남성에게 밀린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이듬해 영국 웨일즈 카디프대학에서 1년의 디플로마 과정을 밟으며, 인구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여성의 지위 향상과 직결된다는 결론을 얻고 이후 여성문제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저자의 여성 연구는 당시 학계의 시각과 맞지 않아 배제됐다. 저자는 한국 전통 사회에서 여성은 비록 공적 분야인 정치와 학문에선 소외됐지만 가족 사회에서 당당한 실권이 있었고 재산권을 행사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또 한국 여성의 지위가 가장 낮았던 시기는 조선 조 사회가 아니라 민법으로 여성을 법적 무능력자로 만든 일제강점기 식민지시기라는 주장 등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책은 한국 여성 운동 과정에서 한쪽으로만 쏠린 움직임에 맞서 남성을 여성 운동의 상대역으로 제시한 한국 여성 운동의 또 다른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동물들처럼(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김성훈 옮김, 윌북)=프랑스 아를 출신 잔 말랑은 1997년 122세에 사망했다. 낙상으로 다리 골절이 오기 전 100세까지 자전거를 탔고, 말년에는 눈과 귀에 이상이 왔지만 비교적 건강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잔의 언저리를 넘지 못한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노화 연구에도 뚜렷한 진전이 없는 게 사실이다. 생물학자인 저자는 늙지 않는 비밀을 장수 동물에서 찾고자 한다. 가령 200년 가까이 사는 땅거북은 느린 대사와 DNA손상 복구 능력, 세포가 암으로 전환되는 데 대한 저항 능력을 갖고 있는게 밝혀졌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세포를 손상시켜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산소 유리기에 의한 손상 수준이 높은데도 장수한다. 그런가 하면 코끼리는 인간보다 50배에서 100배 정도 체중이 무거워 그만큼 암으로 변할 잠재력이 있는 세포도 압도적으로 많지만 대략 사람 만큼 오래 산다. 독특한 유형의 암 예밤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500년을 사는 조개종 아크티카는 의도적으로 단백질 접힘을 유도해도 먹히지 않는다. 아크티카의 단백질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 접힘에 저항성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각 종의 특별한 장수 비결이 인간의 불로장생의 문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여전히 학계가 장수의 성공 모델보다 실패하고 있는 종을 더 깊이 연구하고 있다고 저자는 따끔하게 지적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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