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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韓, 미국산 차에 年 1000억원 보조금 주고도 IRA 개정 제안 때 언급 안해
韓, 테슬라 등에 2년6개월간 2500억원 보조금 지급
미국은 한국산 전기차 차별…“정부 전략 부재 탓”
안덕근(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서 열린 ‘한미 통상장관회담’에 참석해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차별키로 한 반면, 테슬라 등 미국 차는 우리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을 해마다 1000억원가량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미국 차의 국내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IRA의 하위규정 제안서에 언급조차 하지 않아 전략 부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우리나라에 동맹국을 강조해놓고 국내산과 수입산을 차별 대우하는 미국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 통상 규범 위반 소지가 있다는 실효성 없는 논리보다는 실리에 입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2년6개월간 전기차 보조금 지급액은 2020년 5473억원, 2021년 9939억원, 2022년 1~6월 5362억원 등으로 2조774억원에 이른다.

이 중 미국차 보조급액은 2020년 1027억원(전체의 18.8%), 2021년 1150억원(전체의 11.5%), 2022년 1~6월 166억원(전체의 3%)으로 2년6개월간 2500억원에 달한다. 올해부터는 전기차 보조금 기준이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낮춰지면서 대부분 차 가격이 6000만원 이상인 미국차 보조금이 줄었지만 1년에 1000억원가량 지급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올해 5500만원 미만(보조금 상한 100%) 전기 승용차에 대해 연비, 주행거리 등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조금은 국비 최대 700만원과 국비에 비례해 산출한 지방비로 구성된다.

반면, 미국은 IRA를 시행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아이오닉 5, EV6 등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를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는 보조금을 받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미 재무부에 제출한 IRA 인센티브 하위규정 의견제안서에 이런 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의견서에는 양자협상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만 FTA, WTO 등 국제 통상 규범에 위반소지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문제는 WTO의 대법원격인 상소기구가 2019년부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통상 규범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미국 상원이 IRA를 통과시킨 이후 줄곧 통상규범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WTO 제소를 언급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제안서에 미국과 동맹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강조하면서 IRA의 보완을 요구했다. IRA가 미국 소비자의 혜택과 탄소배출 감축목표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기업의 대규모 미국 투자를 나열하면서 상호원칙을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제안서에 국제규범 위반 소지를 강조하기보다는 IRA가 한미 동맹측면에서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 와서 미국 내 공급망 구축에 필수적이고 우리 정부가 미국 차에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는 사실도 적시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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