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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화학 시황 부진한데...정유사, 조단위 설비투자 왜?
친환경 규제 석유제품 시장 위축
석유화학제품은 장기적 성장 판단
GS칼텍스·현대케미칼 공장 설립
전기차 내장재 플라스틱 수요 대비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설비 투자에 조단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연료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화학제품 비중을 늘리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 화학업종 시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 바탕에 있다.

S-OIL은 지난 17일 9조2580억원(70억 달러) 규모의 ‘샤힌 (Shaheen·아랍어 ’매‘) 프로젝트’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S-OIL은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석유화학 스팀크래커를 짓고 한국과 전 세계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석유화학 구성요소 공급을 지원하게 된다. S-OIL이 짓게 될 스팀크래커는 아람코의 첨단 기술을 적용,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2023년에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아람코의 한국 내 최대 투자 결정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는 자회사인 아람코 오버시즈 컴퍼니·AOC를 통해 S-OIL의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완공된 40억달러 규모의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 후속인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최대 320만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도 지난 11일 창사 이래 최대 금액인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올레핀 생산시설(MFC·Mixed Feed Cracker)을 구축했다. 전남 여수공장 인근에 조성된 이 시설은 연간 에틸렌 75만t, 폴리에틸렌 50만t, 프로필렌 41만t, 혼합C4유분 24만t, 열분해가솔린 41만t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나프타는 물론 액화석유가스(LPG), 석유정제가스 등 정유공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유분을 투입할 수 있다. 이에 기존 석유화학시설인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나프타 분해를 통해 생산되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올레핀 계열과 벤젠, 톨루엔 등 아로마틱 계열로 분류된다.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도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중질유분, 부생가스 등 저가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석유화학설비(HPC)를 준공했다. 탈황 중질유를 원료로 사용 할 수 있는 석유화학 공정은 우리나라에서는 HPC가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는 셸에 이어 두 번째다. HPC는 연간 85만t의 에틸렌과 50만t의 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다. SK에너지도 현재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에 저탄소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조성에 나선 상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 규제에 따라 내연기관차는 사라져 휘발유, 경유 등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전기차 내장재 등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며 “석유화학제품 생산에서 발생되는 탄소 문제는 포집·저장 기술을 통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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