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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세 사우디 왕세자 만나러 일정 조정까지…롯데호텔에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총출동
호텔 주변 경호원·취재진·경찰·사우디 인사 등 200명 북적
김동관 부회장 시작, 이재용·최태원·박정원 회장 등 등장
삼엄한 분위기 속 1시간 차담회…660조 규모 네옴시티 수주 심도깊은 대화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첫번째)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SPA]

[헤럴드경제=김지헌·김지윤 기자] 재계 주요 기업인들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37)와 삼엄한 경비 속에 17일 오후 회동을 가졌다. 이날 1시간 가량 진행된 차담회를 통해 재계 총수들과 빈 살만 왕세자는 현재 진행 중인 네옴시티(사우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긴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자국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국내 재계 총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PA]

17일 오후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무르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경호원들과 사우디 측 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곳곳에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이 배치돼 출입을 통제했으며, 무장 경호원은 물론 폭발물 탐지견까지 동원돼 호텔 외부를 순찰했다. 현관에는 외부인들의 시선을 막기 위해 병풍과 흰색 천막이 들어섰으며, 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이 사진 촬영과 내부 진입을 막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숙소인 서울 중구 명동 롯데호텔 서울로 도착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삼엄한 경비 속에 오후 3시 10분께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빈 살만 왕세자가 호텔에 도착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인사들이 속속 호텔에 도착한 후, 오후 4시 24분께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4시 28분께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4시 32분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잇따라 호텔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도착했으며, 4시 44분께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호텔로 들어섰다.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 역시 뒤늦게 미팅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숙소인 서울 중구 명동 롯데호텔 서울로 도착하고 있다. [연합]

사우디 실권자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인 전날 밤 전세기 편으로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현재 총사업비 5000억달러(한화 약 66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 면적에 스마트 도시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사업 기회가 열려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방한을 통해 프로젝트 수주 기업을 폭넓게 물색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재계 기업인들과 만남 직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에서 “에너지·방산·인프라 건설 협력 강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숙소인 서울 중구 명동 롯데호텔 서울로 도착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빈 살만 왕세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네옴시티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으며, 이외에도 삼성의 인공지능(AI)과 5G 무선통신,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 숙소인 서울 중구 명동 롯데호텔 서울로 도착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이 회장은 이날 재판 일정이 있지만, 회동을 위해 전날 법원에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이 회장은 2019년 6월에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최 회장, 정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과 함께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바 있다. 그해 9월 이 회장은 중동을 방문해서도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일부 총수들도 이날 차담회 참석을 위해 기존 일정을 서둘러 조율하고 빈 살만 왕세자의 초청에 응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짧은 방한 일정을 고려해 숙소인 롯데호텔로 재계 총수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최 회장은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협의할 공산이 커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난 이후 밖으로 나오고 있는 모습. [김지헌 기자]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 정기선 HD현대 대표 [김지윤 기자]

한편 정기선 HD현대 대표는 이날 만남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오랫동안 같이 여러 사업에 대해 구상을 했다”며 “앞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를 같이 한번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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