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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파업에 열연 생산 차질…반제품 수출 검토도
9일 투쟁 승리 결의대회…게릴라 파업 지속
열연 중심 생산차질…반제품 수출 방안 고려
시황 악화, 에너지 비용 급등까지 ‘첩첩산중’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현대제철 노동조합의 게릴라파업이 한 달 이상 넘어가면서 열연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쇳물을 반제품 상태로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8일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후공정 생산 차질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이 임금 협상 및 단체협약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9월말 부터 당진제철소 부분 파업에 나섰다. 노조 측은 통상적인 임금 인상 요구안 외에도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에 지난해 지급된 특별공로금 400만원을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당초 2일로 예정됐던 결의대회를 일주일 미뤘지만 게릴라 파업 계획 자체는 바꾸지 않았다.

현재 파업은 열연·후판·특수강 공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으로 열연강판 확보가 어려워지자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당진제철소 냉연1, 2공장을 휴업한 바 있다.

통상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은 바로 열연 강판을 만드는 열연 공정에 투입된다. 그러나 현재 노조의 게릴라 파업으로 당진제철소 열연 공장이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태다. 쇳물 재고가 쌓이면서 슬라브 등 반제품 상태로 만들어서 수출해 매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이 슬라브 등 반제품 수출을 진행하면 국내 산업계에 공급할 철강 제품은 그만큼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에 따른 생산 차질에 이어 철강재 수급난이 가중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조 측은 파업을 계속 이어갈 뜻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동조합 3개지회(당진·인천·포항)는 오는 9일 오후 당진제철소 C지구대에서 투쟁 승리 결의 대회를 개최한다. 아울러 노조 확대간부 전원은 24시간 파업도 동시에 진행한다.

철강 시황 악화에 이어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제철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제철은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어 생산량이 감소하고 그에 따른 고정비가 증가해 손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제철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철강 시황 악화와 에너지 비용 급증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연결기준 매출은 6조 9999억원, 영업이익 3730억원을 각각 전년 대비 5.2%, 54.6% 줄었다. 철강 수요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순천지회에 이어 당진하이스코지회까지 공동교섭 대열에서 이탈했다”면서 “노조가 파업을 이어갈 동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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