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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톡 로그인’ 업비트, 위기관리 또 도마위
접속장애 손실보상 기준 논란
“개별로 판단”...기준시점 애매
피해입증 책임도 모두 신청자가
거래장애 증권사 대응과 비교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을 사실싱 독점하고 있는 업비트의 위기관리 능력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카카오 장애에 따른 손실보상책을 서둘러 내놨지만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산 장애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 보상을 해준 증권사들의 대응과도 차이가 크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달리 카카오 계정이 없으면 업비트 이용이 불가능한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비트도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가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어서다.

19일 현재 업비트 공지사항을 보면 로그인 장애에 따른 손실보상 신청 대상은 지난 15일 오후 3시20분부터 16일 오전 11시5분 사이 카카오계정으로 접속을 시도했지만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실패, 적시에 디지털 자산을 매도하지 못해 손실을 입은 회원이다. 신청기간은 오는 22일 자정까지다.

손실보상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기준점이 명확해야 한다. 매도의사가 언제 있었는지와, 접속 장애가 해소된 후에야 매도를 해서 입은 손실이 얼마인 지다.

업비트측은 매도의사 기준점은 ‘15~16일 해당시간 로그인 시도시’라고 설명한다. 해당기간 중 여러번 로그인을 시도했을 경우 기준점을 묻자 “문의를 받아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더 애매한 것은 손실보상 대상이 될 실제 매도시점을 언제까지 인정할 지다. 과거 증권사 사례들을 보면 신청만료일인 22일까지가 유력하지만 업비트 측은 이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정지 사례를 보면, 시스템 정지기간 가중평균을 내 이를 기준으로 손실분을 산정했다. 또 투자자의 사정을 고려해 신청일 이전 매도분이기만 하면(22일까지 신청만료라면 사고이후 22일까지 유효) 손실보상을 유효하게 해줬다. ‘종목별 매도주수*(장애중 가중평균가격-장애후 매도가격)’이라는 명확한 산정식을 제시해 업비트와 차이를 보였다.단기간에 급성장한 가상자산거래소의 위기관리 능력이 미비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제출해야 하는 객관적 증빙자료도 결국 구체적인 입증책임을 피해자에 넘기고 있다. 업비트는 ‘매도하려던 디지털 자산 수량 등 구체적인 사실 관계와 손실분 발생사실 및 액수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자료를 제출했다고 모두 배상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업비트는 “다양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자료를 받아보고 객관성을 판단할 예정”이라며 “해당 기간 업비트에서 매도하지 못해 다른 거래소에서 거래한 경우도 매도 의사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라면 접수를 받아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다른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와 다르게 업비트의 로그인 방식이 카카오계정 연동을 유일하게 채택해 불거졌다.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은 자체 계정을 활용한 로그인 방식을 갖추고 있다. 업비트 가입자는 카카오톡이나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한 뒤 거래할 수 있지만, 아이폰 사용자 역시 애플아이디를 이용해 로그인하기 위해서는 카카오계정과 연동이 필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나무의 이같은 카카오 쏠림은 지배구조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10.9%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카카오에서 대표로 일했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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