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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리시장 악화 우려에도...SK실트론 5년간 2.3조 투자 이유는?
12인치 웨이퍼 시장 확대 전망
中 관련 불확실성 리스크도 적어
장용호 SK실트론 사장과 12인치(300mm) 실리콘 웨이퍼 제조시설 모습. [SK실트론 제공]

국내 대표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이 글로벌 메모리 시장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확대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웨이퍼 수요가 확대가 예상되는 데다, 중국과 관련된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적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실트론은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12인치(300㎜) 실리콘 웨이퍼 증설을 위해 855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 경영환경을 고려해 4000억원을 추가 집행하고 오는 2026년까지 총 5년에 걸쳐 총 2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 기초 소재다. 실리콘 웨이퍼 원판에 회로 패턴을 새기고, 주요 공정을 거치면 반도체 칩이 만들어진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가격 하락세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의 선제적인 대규모 자본투자 필요성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조현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대표는 공정 재료 투자액이 올해 690억2000만달러(약 99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역대 최대 투자액으로, 2021년보다 7.6% 증가한 수준이다. 조 대표는 재료 투자 규모가 증가한 이유로 실리콘 웨이퍼 구입 증가를 꼽았다.

특히 SK실트론이 투자하는 12인치 웨이퍼 시장에 대한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실리콘 웨이퍼 시장에서 12인치 비중은 71.7%를 차지했다. 12인치 웨이퍼 비중은 2025년 75.5%로 확대될 전망이다.

SK실트론 사업 구조상 대외 불안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SK실트론은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웨이퍼도 함께 생산한다. 서로 다른 부문에 투입되는 웨이퍼 덕분에 가격 하락 위험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또 웨이퍼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미국·독일 등 시장에서 구매하고, 중국에서는 조달하지 않아 미중 갈등과 중국 봉쇄 등 외부 악재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2~3년 후 웨이퍼 수급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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