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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감학원 유해시굴 3일 만에...아동 치아 20개 이상 발굴
“원생 암매장 증언 사실로 드러나”
내달 종합조사 결과 발표 주목

부랑아 교화를 명목으로 아동 인권유린이 자행된 선감학원에 대한 유해 시굴이 시작된 지 3일 만에 아동 치아 20여개 등 유해와 유품이 발굴됐다. 당시 원생을 암매장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내달 발표될 종합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이하 진화위)에 따르면, 지난 26~28일 사흘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매장 추정지에서 유해매장 추정 봉분 4기를 발굴했다. 이 곳에선 당시 선감학원 원생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 20개 이상과 단추 4개 이상이 발견됐다. 봉분 한 곳에서만 치아 14개와 단추 3개가 나왔다. 이번에 발굴된 단추는 선감학원 피해자들의 확인을 통해 선감학원 원복에 달렸던 단추인 것으로 추정됐다. 유해의 성별, 나이, 사망시점 등은 추후 감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시굴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의 우종윤 원장은 “선감도의 토양이 산성인데다 아동의 유해는 뼈가 삭는 속도가 빠르다”며 “선감학원 사건이 40년 지난 시점에서 암매장 신빙성을 뒷받침할 치아와 단추 등 유품이 발굴된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유해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진화위는 인권침해 사건 중 첫 번째로 선감학원에 대한 유해 조사를 지난 26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진화위는 지난해 5월부터 선감학원 피해 신청인 190여명을 조사해왔다.

진화위는 당시 원생들이 구타와 영양실조에 시달렸으며, 일부 원생들은 섬 탈출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사망했고 현장 6곳에 암매장됐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앞서 2018년 선감학원 현장에 대한 경기도의 유해발굴 결과 150여구의 유해 매장이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진화위는 선감학원 원아대장에 기록된 사망자와 조사된 사망자 수가 달라 시굴을 통해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선감학원은 1942년 설치돼 1982년 폐원될 때까지 최소 4691명의 원아들이 수용돼 강제노역과 폭력, 성폭력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13세 이하 아동이 85.3%, 10세 이하 아동도 44.9%나 수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근식 진화위원장은 “선감학원 원생을 암매장했다는 증언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유해와 유품에 대한 세부적인 감식 결과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종합적인 진실규명 결과를 10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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