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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최후의 날’ 바꾼다…지구방어용 소행성 충돌 성공
1100만㎞밖서 160m 크기 소행성 충돌
다이모르포스에 타격 줘 공전주기 10~15분 단축 목표
우주선 발사 10개월 만·소행성 충돌 시험 목적 발사는 처음
영화 ‘딥 임팩트’ 현실로…
이중 소행성 경로 변경실험, DART 우주선이 26일(현지시간) 충돌하기 전 소행성 다이모르포스를 촬영한 사진이다. 이집트 피라미드 크기로, 우주선보다 100배 커 충돌 뒤 약간의 궤도 변경이 이뤄지면 성공이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방어실험을 위해 발사한 우주선이 심우주에서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와 성공적으로 충돌했다.

지구와 충돌해 지구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는 소행성의 경로를 바꾸는 실험이다. 인류가 실험실 밖을 벗어나 실제 소행성과 실험 충돌을 한 건 처음으로, 지구 방어 전략을 현실화하는 첫 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NASA에 따르면 26일 이중 소행성 경로 변경실험(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목적으로 쏘아 올린 우주선이 시속 약 2만1600㎞(초속 6.1㎞)로 날아간 끝에 이날 오후 7시14분(미 동부시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14분) 비행하는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에 정확히 충돌했다.

DART 우주선을 작년 11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사한 지 10개월 만이다.

이번 실험에는 핵탄두 등 소행성 파괴 전략은 사용되지 않았다.

영화 아마겟돈이나 딥 임팩트에서는 핵폭탄이나 미사일로 소행성을 폭파시키는 장면이 나오지만, 나사는 폭파보다는 우주선 충돌을 통해 궤도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로리 글레이즈 NASA 행성 과학책임자는 AFP에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소행성 충돌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잠재적으로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다이모르포스는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곳에서 비행 중인 지름 160m짜리 소행성이다. 대략 이집트 피라미드 정도의 크기다. 이 행성은 자신 보다 큰 직경 780m의 소행성 디디모스 주위를 11시간 55분 주기로 돌고 있다. 두 소행성은 약 1㎞ 떨어져 있다.

NASA는 충돌 1시간 전부터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우주선이 충돌 직전까지 전송해 온 이미지를 실시간 공개하며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충돌 직전 다이모르포스는 울퉁불퉁한 표면이 선명하게 보였다.

DART 우주선은 다이모르포스 보다 약 100배 작기 때문에 소행성 자체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경로를 변경할 수는 있다. 다이모르포스를 정면 타격함으로써 더 작은 궤도, 즉 디디모스 공전 주기를 10~15분 정도 단축시키는 게 NASA의 목표다.

DART 우주선과 충돌한 다이모르포스가 비행 궤도를 수정했는 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하며 확인한다.

과거에도 수명이 끝난 우주선이 행성에 충돌한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충돌 목적으로 우주선을 발사시킨 건 처음이다. 성공하면 앞으로 영화처럼 인류는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을 우주선으로 타격을 가해 밀어낼 수 있게 된다.

NASA에 따르면 약 100년에 한 번꼴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지름 25m급 소행성은 약 5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0.4%에 불과하다.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지름 18m 소행성이 상공에서 폭발해 6개 도시의 유리창을 박살 내고 1600여명이 부상을 입은 피해를 입힌 적이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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