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푸틴, 전직 美 정보요원 스노든에 시민권 부여
2013년 미 NSA 정보수집 폭로 후 러 망명, 2020년 국적신청
미 정보당국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해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에드워드 스노든.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에 대한 기밀을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전직 미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9)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로이터, 타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이 웹사이트에 공개한 신규 시민권 부여 외국인 72명 명단에 스노든의 이름이 포함됐다.

스노든은 2013년 6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해 세계에 충격을 준 인물이다.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노든의 폭로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다.

폭로 이후 스파이 행위로 기소된 스노든은 홍콩에 숨어 지내다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으나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인 신세가 됐다. 같은 해 8월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 거주를 허가받았고, 2014년 8월에 3년 간 임시 거주 허가권을 획득했으며, 2017년에 이를 갱신했다.

그는 현재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다. 2017년에 곡예사 출신의 닌드세이 밀스와 결혼해 2020년에 아들도 뒀다. 2020년 10월 미국의 영주권에 해당하는 영구 거주권(비드 나 쥐텔스트보)을 받았고 러시아 국적 취득을 신청했다.

스노든의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그의 아내 닌스세이 밀스도 시민권 신청을 해뒀다.

그는 독일·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옛 소련 정보기관인 KBG 출신인 푸틴 대통령은 2017년에 스노든에 대해 미국의 비밀을 누출한 건 잘못 됐지만 반역자는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에선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 정부는 그가 귀국해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스노든의 시민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스노든에 대한 우리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스노든은 미국으로 돌아와 다른 미국 시민과 마찬가지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유일하게 달라진 것은 러시아 시민권 부여로 이제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도록 징집될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가 지난 21일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상황을 비꼰 것이다.

리아노보스티는 스노든의 법률 대리인이 스노든은 러시아에서 군 복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징집 대상자는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