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4일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전날 부산작전기지로 입항한 미국 제5항모강습단의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을 방문해 미측 관계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다.[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준비 등 도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중인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 항모강습단을 찾았다.

이 장관은 주말인 24일 오전 해군 부산작전기지로 전날 입항한 미 항모강습단을 방문해 미군장병들을 격려하고 굳건한 한미 연합작전태세 유지를 당부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이 장관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마이크 도넬리(준장) 미 제5항모강습단장의 안내로 레이건함의 격납고와 비행데크, 관제탑, 함교 등 항모 내외를 둘러보고 항모 운용과 관련한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 장관은 레이건함 함교에서 한미장병들에게 “이번 미 항모강습단의 한반도 전개는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안보공약이 확고히 이행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그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만약 북한이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특히 레이건함의 모토가 제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였던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임을 상기한 뒤 “이는 우리 윤석열 정부의 안보기조인 ‘힘에 의한 평화, 억제를 통한 평화’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미측 지휘관을 비롯한 한미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에 도넬리 단장은 이 장관에게 “미 항모강습단의 입항 및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연합작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함으로써 북한이 도발한다면 압도적인 능력으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 해군은 미 항모강습단 방한을 계기로 실전적인 연합훈련을 통해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키고 연합 해상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훈련에는 미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함(SSN-760)도 합류한다.

미 항공모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역시 레이건함 이후 5년 만이다.

레이건함은 지난 2018년 10월에도 대한민국 해군 제주 국제관함식에 참석했지만 훈련 목적은 아니었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23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10만t급의 레이건함은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 E-2D를 비롯한 8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해 웬만한 중소국가의 공군력을 상회한다는 평가다. [연합]

이와 함께 이 장관의 레이건함 방문 및 격려가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SLBM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된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포는 북한의 잠수함 건조와 SLBM 시험·개발이 집중돼 있어 북한의 ‘잠수함 메카’로도 불린다.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SLBM 관련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과 미국, 캐나다 3국 순방을 마치고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에서 이륙하기 직전 공군 1호기에서 참모들과 국가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어 SLBM을 중심으로 북한의 도발 징후와 동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북한의 최근 SLBM 동향과 관련해서는 레이건함의 부산작전기지 입항과 한미 연합해상훈련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한편 레이건함을 비롯한 유도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2)과 이지스구축함 배리함(DDG-2) 등 총 3척의 미 항모강습단은 전날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도착했다.

레이건함 항모강습단 소속의 또 다른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DDG-65)은 같은 날 진해해군기지로 입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