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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를 위하여’...지구촌이 ‘김’에 빠졌다
수출품목 1위서 ‘지속가능한 영양식품’으로
‘바다의 잡초’ 이름 탓에 서구선 섭취 꺼려
저칼로리·고단백 웰빙 식품으로 인식 개선
고품질 김, 전세계 생산량의 57%가 한국산
K콘텐츠 인기에 김밥 만드는 외국인 늘어
조미김 중심 수출서 마른김 소비도 증가세
“일본식 명칭 ‘NORI’ 대신 ‘GIM’ 표기권장”

“지구를 위해 OO을 요리하는 한국”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3년 전 기사 제목으로, 한국인이 요리한다는 식재료는 ‘해조류’이다. 해조류 섭취가 이산화탄소 흡수 등의 이유로 지구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해조류를 먹어온 한국인에게는 ‘지구를 위한다’는 표현이 꽤 거창하게 들리지만, 최근에는 외국인도 ‘지구를 위한 한국 요리’에 빠르게 동참하는 분위기다. 바로 한국이 수출한 김 섭취를 통해서다.

2019년은 한국 김 수출에서 특별한 연도였다. 지난 50년간 수산물 수출실적 1위를 지키던 ‘참치’를 누르고,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9년 김 수출은 5억 8400만 달러(한화 약 8119억 원)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였던 참치까지 제쳤다. 지난해는 수산물 1위에 그치지 않고 농수산식품 통틀어 수출 1위 품목까지 달성했다.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김 수출액은 3억 7590만 달러(한화 약5240억 원)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수출국 또한 2000년까지 31개국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14개국으로 확대됐다.

원래 김은 ‘바다의 잡초(Seaweed)’라는 영문명에서 드러나듯, 서구권에서 섭취를 꺼려하던 식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속가능한 영양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구자성 수산사업단장은 “북미나 유럽 등에서 한국산 김은 저칼로리, 고단백 웰빙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90년대 이후부터 조미김 제조업체들이 국제박람회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했고, 최근엔 한류를 타고 김 콘텐츠가 활발히 소개되며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용도에서도 변화가 생기며 힘을 보태고 있다. 주로 스낵용으로 조미김을 먹던 해외에서 ‘마른 김’을 찾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이국 재료로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트렌드에 따라 김밥이나 쌀밥에 먹는 반찬용 또는 음식 재료용으로 마른 김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기 시작했다.

또한 김 제품의 가공원료로 한국산 마른 김을 수입하는 현지업체도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마른 김 수출액은 1억 9300만 달러(한화 약 2690억 원)로 전년 대비 10.9 % 올랐으며, 올해 상반기(6월 기준)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2.5% 상승했다.

최병락 한국김수출협회 부장은 “김은 전 세계에서 한·중·일에서만 생산되는데, 우리나라 생산량은 일본과 중국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한국 김은 전 세계 생산량의 57%(2021년 기준, 한국무역협회)를 점유한 세계 1위 품목”이라고 말했다.

연어는 노르웨이, 새우는 태국처럼 글로벌 수산물 시장에서 김은 한국이 대표국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최병락 부장은 “한국은 고품질, 기능성 조미김 개발 등의 경쟁력이 있으며, 특히 기계건조 생산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중국과 일본에는 이러한 고성능 건조기계가 없다”고 했다.

최대 생산량과 기술력, 글로벌 시장의 확장까지 갖춰졌으나 아직 보완해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유럽에서는 해조류를 유기농 업체에서 유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기농 라벨 부착이 중요하며, 할랄(HALAL, 이슬람에서 허용한) 인증도 필요한 부분이다.

가장 시급한 사항으로 제기되는 것은 김 표기 문제이다. 최병락 부장은 “해외에서 김을 부르던 일본식 명칭 ‘노리(NORI)’가 국내의 일부 가공품에서도 표시되기도 한다”며 “이는 시급히 개선할 과제이며, 수출업계는 영국 옥스포드 대사전에도 우리말 ‘김(GIM)’ 단어가 등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수출시에는 씨위드(Seaweed), 또는 레이버(Laver)라고 김을 표기하고 있지만, 이제는 세계 1위 김 수출 국가에 걸맞게 김(GIM) 표시를 권장한다는 얘기다. 한국김수출협회는 ‘한국산’을 구분짓기 위해서라도 김(GIM)표기는 중요하다며 세계적인 김 전문기업인 일본 코아사의 사례를 언급했다.

최 부장은 “최근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입주를 준비하는 코아사가 국내에서 저렴하게 김을 구입해 제조한다면, 한국 업체를 위협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고 했다.

구자성 aT 수산사업단장은 “한국 김 수출이 확대되자 각국의 수입규제도 강화되고 있으며, 일본과의 경쟁 뿐 아니라 태국도 한국 김을 원료로 한 가공품을 개발하는 등 경쟁구도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미김 중심에서 이제는 요리재료나 식품원료의 김, 또는 가정간편식 김제품 등 다양한 분야로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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