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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부동산 규제완화, 거래절벽 해소하되 투기불씨 살펴야

정부가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조정 대상지역을 모두 해제하기로 했다. 부동산경기가 꺾인 부산을 포함한 지방 광역시, 경기도 외곽 5곳 등 41곳에 대한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이다. 이 해제지역들은 26일부터 청약, 대출, 세금 관련 규제가 종전보다 크게 완화된다. 투기과열지구였던 세종시와 인천시 일부 지역은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한 단계 낮춘 조정 대상지역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아직 미분양물량이 많지 않고 청약경쟁률도 높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투기지구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서울과 경기도 지역도 그대로 유지됐다. 여전히 시장에 돈이 많아 규제 완화가 잇따를 경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옭아맸던 부동산시장은 이제 규제 완화로 가는 모양새다. 올해 6월 말 11곳의 규제를 해제한 데 이어 두 달 반 만에 해제지역을 4배 가까이나 확대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지금 부동산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한 냉각기를 겪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은 19주 연속, 서울은 16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8월 한 달간 전국 아파트값이 0.51% 떨어져 13년7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매수세가 실종되는 ‘거래절벽’도 심각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41건으로, 역대 최저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분의 1 토막 수준이다. 서울이 이 정도니, 지방은 말할 것도 없다. 규제를 해제해 달라는 지자체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이번에 정부가 응답한 것이다.

역대 최악의 ‘거래빙하기’로 실수요자들의 정상적인 주택 거래마저 막히고 지방 중소 건설업체들의 사업 부진으로 지역경제가 가라앉는 사태를 차단하려면 정부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미친 집값’이란 말이 나올 만큼 급등했던 주택 가격은 내려야 마땅하지만 한꺼번에 급락하는 ‘경착륙’은 가계부채가 세계 최악인 우리 현실에선 사회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빚 내서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族)’의 대량 파산이 우려되고 이는 금융권의 부실을 야기한다. 집값이 단계적 하향세를 그려 적정 수준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규제 완화가 투기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이번에 경기도 외곽 5곳이 조정 대상지역에서 해제됐는데 이 중 안성과 평택은 경부고속도로가 가깝고, 파주는 운정신도시와 GTX-A 노선 호재가 있어서 주택 수요가 꽤 있는 곳이다. 투기꾼이 저가 매입의 기회로 활용할 유인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현장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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