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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가공개를?...빅테크 수수료 공시 싫어”
전자금융업계, 당국에 반발
빅테크 “업계 평균치면 충분” 지적
당국 “세부 공시 없이 뭔 의미냐”
금감원, 조만간 TF 3차회의 계획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를 놓고 금융당국과 업계의 입장차가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간 두 차례의 태스크포스(TF)가 진행됐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사별로 수수료 구성 항목 등을 알려야한다는 입장이다. 전자금융업자들은 수수료 공시가 사실상 원가공개라며 업계 평균치나, 총수수료면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당국은 어떻게든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절충안을 찾기까지 난항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빅테크 등의 결제수수료 공시를 위한 TF 3차 회의를 다시 소집할 계획이다. 지난 2차 회의때 나웠던 공시체계안을 두고 업계 의견을 재수렴해 절충안을 찾기로 했다.

앞서 금감원은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수수료가 카드사보다 높아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수수료율 공시체계 마련을 준비해왔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전자금융업자의 결제수수료율에 대한 공시체계가 포함돼있는 상태다. 비록 정부 직접 개입이 빠졌지만, 국정과제 목표시한이 있는 만큼 연내 최종 공시방안을 결론짓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목표와 달리 업계와의 의견은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당국이 처음 생각한 가이드라인안을 업계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달 빅테크 CEO들과 만나 시장 수수료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불만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가이드라인안에 포함됐던 가맹점 수수료를 결제관련 수수료와 기타 수수료(일반 상거래 관련)로 구분해 관리하는 것을 두고 반발이 크다. 사실상 원가공개와 다를바 없다는 얘기다. PG사별로 책정된 수수료율이 다른데, 이를 공개하라는 것은 영업기밀을 오픈하라는 지나친 요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빅테크 관계자는 “카드사 등 다른 업권도 평균수수료 정도만 공시하는데, 왜 우리한테만 유독 세부 공시 방안을 적용하느냐”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총 수수료만 알면 손쉽게 이해 가능한데 세분화를 시켜서 오히려 혼돈만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금감원측에 해를 넘겨도 좋으니 수수료율 공시안을 천천히 논의하자는 뜻을 추가로 전했다. 여기에 전금업자가 부담하는 부가가치세 또한 수수료 구성에 포함될 경우 자칫 신용카드사에 비해 수수료가 높아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반발에도 당국은 세부사항 공개에 대해서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시장지배적, 독과점 우려가 있는 경우 선진국에서는 이들이 다른 경쟁자를 못들어오게하는 등 장막을 치는 것을 막도록 하고 있다”며 “자동차로 비교했을 때 의사결정권자 입장에서 소매가가 붙어있지만 그 기준으로 얼마가 할인되는지, 권장소비자가가 얼마인지 등을 알림으로써 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사들이 결제를 두고 카드사와 ‘동일기능·동일규제’를 거론하며 업계평균수수료만 공개하겠다고 하는 것 또한 각 사안에 따라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어떤 경우 동일기능이라고 할지라도 시장 지배적인 위치냐, 아니냐에 따라서 다를 것”이라며 “차별적이면서도 공평하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가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3차 소집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지만, 절충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공시 방안을 협의하더라도 차후 금융위원회와 협의 절차 등을 고려하면 시일은 촉박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평균수수료율 공개는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며, 부가가치세의 경우 공시할때 이들의 입장을 반영해 이는 제외하려고 한다”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지 이들이 원하는걸 모두 들어줄 순 없다”고 강조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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