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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지면 연락 달라더니 안 산대요”…매수세 실종된 서울 아파트 시장[부동산360]
아파트 시장선 ‘살 사람’보다 ‘팔 사람’ 더 많아
‘1000건도 아슬’ 사라진 매수세에 거래가뭄만
전국 아파트값,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하락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고점에서 3억~4억원 빠지면 연락 한 번 달라던 손님들도 지금 집 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바꾸고 있어요. 집주인과 상의해 조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집값이 더 떨어질 걸 기대하고 안 움직이는 거죠.” (서울 송파구 A 공인중개사)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과 경제 불안 여파로 서울 전역에선 매수세가 뚝 끊겼고, 시세보다 가격을 크게 내린 급매만 간간이 거래되면서 일반 매물의 가격도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상가 공인중개소 앞에 급매물 관련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9로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단순 수치로만 보면 2019년 7월 1일(80.3)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해 11월 15일 조사에서 99.6으로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온 뒤 43주 연속으로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5대 권역의 지수는 일제히 더 내렸다. 일명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의 매매수급지수(74.9→74.1)는 서울에서 가장 낮았고,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75.7→74.9)이 그 뒤를 이었다.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은 지난주보다 1.0포인트 하락한 76.2, 양천·영등포구 등의 서남권은 0.7포인트 내린 86.6,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1.3포인트 떨어진 87.4를 각각 기록했다.

급격한 매수심리 위축 속에 거래 침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28건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월별 기준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8월 매매거래량도 현재까지 신고건수가 468건에 그쳤다. 갈아타기 등 불가피하게 집을 매매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입을 보류하고 관망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와 인천의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보다 더 낮아진 84.4, 82.8을 각각 나타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83.7에서 83.1로 하락해 2019년 6월 24일(83.0)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방도 90.4에서 90.0으로 내려오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7로 전주보다 0.5포인트 내렸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9.6으로 90 아래로 추락했다. 서울 86.3, 수도권 86.1, 지방 92.8 등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한편,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7% 내려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은 0.15% 떨어져 2013년 8월 5일(-0.15%) 조사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잇단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가중, 주택가격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극심하게 위축된 가운데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팔리면서 일반 매물도 가격도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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