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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지나도 집값 반등 없다”…전문가들 “매매도 전세도 당분간 하락” [부동산360]
전문가에게 물어본 추석 후 부동산 시장 향방
연말까지 매매거래 위축·가격 하락 불가피
전세도 하향 흐름…역전세난·월세 불안 우려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연이은 금리인상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된 가운데 연말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값 고점 인식과 수요자의 거래 관망,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거래량이 쪼그라들며 주택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지금의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세시장도 하향 안정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입주 물량이 풍부한 경기·인천·부산·대구 등에서는 전셋값 내림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8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87% 내렸고 경기와 인천의 가격 하락률은 1.48%, 1.84%로 집계됐다. 세종의 경우 5.94%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내림 폭이 컸으며 대구도 아파트값이 4.7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낙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하락했는데 이는 2012년 7월 이후 10년 2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도 부동산원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가격 내림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만59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4% 감소했다.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분양시장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6월(2만7910가구)보다 12.1% 늘었다. 올해 1월 말(2만1727가구)과 비교하면 44.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흐름이 상승 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추가 금리인상까지 예고돼 있어 주택 수요가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단 경기가 안 좋고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 위축되면서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까지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집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 대출금리 인상, 금융시장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겹쳐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데 특히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금리인상 랠리가 마무리됐다는 신호,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하락행진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전세가격도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하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전세대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세시장은 한껏 위축된 모습이다. 전세 물건은 쌓이고 있고 전셋값은 내림세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 크다. 전세 신규 수요가 줄면서 일부 지역에선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집주인이 세입자에 보증금을 내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전세시장은 가격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입주 물량이 상반기보다 많은데 입주가 몰리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 2년간의 전셋값 급등으로 가격대가 이미 높아져 신규 전세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큰 데다 최근 월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임대차시장 불안이 해소됐다고 예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2~3년 전만 하더라도 월셋값은 변동이 없었는데 최근 아파트 비아파트 할 것 없이 오르고 있다. 저소득층, 청년, 고령층 등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라며 “전셋값이 얼마 내렸다고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게 아니라 임대차시장 전체를 살펴야 한다”고 꼬집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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