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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한동훈·오세훈…추석밥상 오르내릴 차기 잠룡들의 과제는 [정치쫌!]
9월 갤럽 조사서 '장래 대통령감' 1위 이재명(27%)
여권서는 한동훈 9%, 오세훈·홍준표·안철수 각 4%
국민에게 역량 입증해보여야 하는 '물밑 경쟁' 점화
李, 사법리스크 털고 2024년 총선 승리해야 '대세'
韓, 정치 데뷔 후 역량 입증해야…총선 출마 '주목'
吳, 서울시정 성과 필요…尹정부와 관계설정 '변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가족·친지들이 모인 추석 밥상에 단골로 오르는 정치권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차기 대통령감은 누구냐’다. 다음 대선은 오는 2027년 3월로 아직 4년 반이나 남았지만, 큰 꿈을 꾸는 정치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민심에 안테나를 세우고 미래 권력으로 자리매김할 준비에 여념이 없을 터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초 20%대까지 추락하는 등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자신을 새롭게 각인시키려는 잠룡들의 ‘조용한 경쟁’은 이미 물밑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이재명 27%, 한동훈 9%=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지지율 1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7%)가 차지했다. 직전 대선 후보로서 전국적 인지도와 함께 강력한 팬덤까지 보유한 덕분이다.

이 대표 뒤로는 다수의 여권 인사들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9%)이 여권 잠룡들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지지도로 2위를 차지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4%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최근 윤 대통령 및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로 나타났다. 장래 지도자감 1위만 야권(이재명 대표) 주자고, 여권 잠룡들은 2~6위로 지지가 분산된 모습이다. 여권 잠룡 상위 5명의 지지율을 합쳐도(24%) 이재명 대표 지지율(27%)에 미치지 못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각각 2%에 그쳤고, 전체 응답자의 4%는 그 외의 인물(각 1.0% 미만 22명 포함)을 꼽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자의 41%가 장래 정치 지도자로 특정인을 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어쨌든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 아직까지 '다음 지도자감'을 점찍지 못한 상태인 셈이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사법리스크 털고 2024년 총선 승리하면 '대세론'=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대표 취임 나흘 만에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는 등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 논의 끝에 불출석으로 응수했지만, 검찰의 소환 조사 요구는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난 달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킨 당원들과 지지층, 민주당 지도부는 검·경의 수사를 윤 대통령의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 대표를 '믿는' 지지층들과 달리, 중도 성향 국민들은 그가 각종 의혹을 깨끗이 털어내기 전까지는 상당한 의구심을 가질 공산이 크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2024년 4월 총선 결과가 이 대표의 대권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앞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손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도 있다. 현재 민주당은 171석이라는 압도적 국회 의석을 갖고 있는데, 차기 총선에서 과반 이상의 승리를 따내지 못하거나 국민의힘에 패한다면 리더십에 의문 부호가 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의 또 다른 주자로는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이낙연 전 대표도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대선이 치러지는 오는 2027년에 만 75세 고령의 나이가 된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야권 잠룡으로 꼽힌다. 경기도정 성과와 향후 정치적 행보에 따라 유력 주자로 거듭날 기회가 충분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의미있는 지지율을 나타내지 못했다. 야권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유력 잠룡 대부분이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정치 데뷔도 하기 전 ‘주가 급등’ 한동훈, 오세훈 등과 한판승부 예상=여권에서 최근 가장 핫하게 떠오른 인물은 역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정치 무대에 정식 데뷔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번 갤럽 조사에서 오세훈 시장, 안철수 의원, 홍준표 시장 등 오랜 세월 대권을 꿈꿔온 정치인들을 모두 제치고 더 높은 지지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 유권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여권의 유력 주자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한 장관에겐 엄청난 정치적 자산이다.

여의도 정가의 호사가들은 한 장관이 2024년 총선 전에 장관직을 내려놓은 뒤 국회의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만약 그가 출마하게 된다면 해당 시점 정치적 무게감에 따라 공천 받을 지역구가 정해질 것이고,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에 맞서 중량급 정치인 또는 맞춤형 저격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벌써 나온다.

한 장관의 과제는 앞으로 장관직을 수행하며 국민들로부터 '공정한 법무부와 검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느냐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법무행정 성과를 내는 것도 숙제다. 반면, 정치 무대에 데뷔했을 때 자신의 역량을 얼만큼 입증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실제 야권은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등 한 장관의 시행령 우회 작업을 지적하며 그가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강력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또 다른 잠룡인 오세훈 시장 역시 앞으로 4년 동안의 서울시정 성과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면,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가 될 수 있는 경력과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광역단체장으로서 윤 대통령 및 현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잠재적 경쟁자인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검찰 내 최측근 출신으로 초대 법무부 장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현 정부와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관계이지만, 오 시장은 독자적인 정치 행보로 현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MB) 정부 말 대통령 지지율은 크게 하락했지만,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는 '여당 내 야당'이라는 견제 포지션을 유지한 덕분에 '정권 교체 같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바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한 안철수 의원은 부족한 당내 기반을 극복하고 당 대표에 당선될 수 있느냐가 잠룡으로서의 가치를 결정할 핵심 이벤트다. 윤 대통령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깨끗하게 털어내야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광진구 자양전통시장을 방문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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