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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끼리 싸우지 마세요”…추석 밥상 ‘정치 가이드’ [정치쫌!]
尹 대통령 지지율, 32%로 역대 최저급…반전 모멘텀은 아직
민주당 대표된 이재명…변호사비 대납 등 법률 리스크 여전
여야 모두 ‘추석밥상’ 전쟁 치열… 野 김건희 특검법 당론 발의 ‘초강수’
이준석의 전쟁은 계속된다…경찰 소환에 윤리위 재징계 ‘복병’
하반기 정기국회 키워드…與 문재인 vs 野 김건희 타깃 설정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가족끼리 싸우지 마시라”고 말했다. 유난히 짧은 올해 추석, 가족끼리 만나 평소에 하지 못했던 밀린 이야기들도 산적해 있는데 정치 이야기로 서로 싸워서야 되겠냐는 취지다. 박 전 원장은 “욕은 담벼락에다 대고 하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 국민 공통 관심사 ‘정치 이야기’는 올해 추석 밥상에도 불가피하게 오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취임 넉달차를 맞이했고, ‘추석밥상’ 전쟁으로 연휴 코앞에 여야가 잇따라 굵직굵직한 고소·고발 사건들을 쏟아낸 탓이 크다. 그럼 어떻게 정치 이야기를 풀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 지금보단 오를 것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추석 연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를 것이냐, 떨어질 것이냐로 쏠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주 전 조사와 동일하게 32%로 집계됐다.

격주로 이뤄지는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6월 40%대, 7월 30%대로 내림세를 기록하다가 8월 2주차 28%로 떨어졌었다. 이후 8월 4주차 조사에서 직전 대비 4%포인트 오른 32%가 나왔고, 9월 2주차인 이번 조사에서도 동일한 수치가 발표됐다. 부정평가는 2주 전보다 4%포인트 내린 59%다. 긍정평가 이유로는 '공정하고 정의로워서'(24%), '결단력이 있어서'(23%), '국민과 소통을 잘해서'(16%) 등이 꼽혔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34%),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27%) 등이 거론됐다.

추석 연휴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의 방향성은 어떨까. 일단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유는 몇가지로 꼽을 수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미 더 내려가기 어려울 만큼 낮다는 ‘바닥론’이 지지율 상승 전망의 토대다. 또 대대적인 대통령실 인사로 대략 10%를 넘는 수준의 대통령실 소속 인사들이 물갈이 됐다. 두차례의 낙마 사태로 여전히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엔 차관 출신이 지명됐다.

추석 코앞에서 불거진 태풍 ‘힌남노’ 사태에 대해 비교적 적절히 대처했다는 것 역시 대통령실이 지지율의 상승 반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집권 여당 문제에 대해선 일정 부분 거리를 유지하는 대외 처신 역시 정치 공세에 휘말리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야당이 제출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지금 신경 쓸 상황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는 이재명… 법률 리스크는 여전

이재명 전 대통령 선거 후보는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 대표가 민주당의 대표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출마 선언 전부터 이미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소리를 들을만큼 민주당 전당대회가 싱거웠기 때문이기도 하고, 윤 대통령 취임 초 각종 정치권 논란들이 줄을 지으며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러나 화려하게 169석의 제1 야당 대표가 됐으나 현안은 산적해 있다. 우선 전당대회 기간 내내 이 대표의 경쟁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법률리스크’가 당 대표가 된 직후부터 쏟아져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당선된 뒤 불과 나흘만에 이 대표에게 검찰 소환을 통보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9월 9일)를 고려하면, 출석 통보 시점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미 3건의 조사 요구 가운데 2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답변서를 제출했음에도 공개적으로 출석 통보 사실을 알린것은 ‘정치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 외에도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에 대해서도 수사 기관의 예봉이 드리워져 있는 상태다. 김씨는 지난 7일 경찰에 출석해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수사를 마친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게 되는데, 이 때 또다시 김씨를 검찰이 부를 지 여부도 관심사다. 잘못의 크기와 관계 없이 야당 대표와 부인이 일단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것 자체가 야권으로서는 부담 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
여야 연휴 코앞에서 ‘추석 밥상’ 전쟁… 김건희 특검 ‘초강수’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둔 시점인 지난 9월 5일부터 여야는 극단적인 고발전 양상을 벌였다. 이 대표의 비서는 지난 3일 이 대표에게 보낸 문자에서 ‘전쟁이다’고 얘기했는데, 그 다음주부터 당장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할만한 고발전들이 줄을 이었다. 여야는 정기국회를 개원하며 ‘민생 최우선’을 모토로 내걸었으나 실상은 그와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우선 민주당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소환 통보에 대한 맞대응으로 지난 7일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추가 고발했다. 사실상 ‘수사대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이날 당론으로 특검법을 발의한 데에는 국민 여론이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당내 여론조사를 했는데, 김건희 특검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출석 통보 역시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 직전 불거졌다. 민주당 측은 김 여사에 대한 경찰의 출석 통보 시점 및 이 대표에 대한 각종 수사 보도들이 줄을 잇는 것 역시 일정 부분 정치적 셈법이 가미된 것이라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전면 부각하면서 특검법 발의가 ‘이재명 방탄용’이라고 반격했다. 지난 8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권성동 의원은 지난 7일 “이 대표는 검찰의 출석요구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정당에서 특검을 운운하는 모습이 기괴할 따름”이라며 특검법 발의가 “대국민 호객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를 찾아 당원·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
‘준스톤의 전쟁’은 계속된다… 28일 중앙윤리위 주목

국민의힘도 당장 현안이 산적해 있다. 최대 복병은 직전 대표였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조만간 정진석 신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해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지는데, 만일 관련 가처분이 법원에 의해 인용될 경우 국민의힘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환란 수준의 내홍 상태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이 전 대표가 제출한 가처분 심문 기일은 오는 14일로 잡혀있다. 오는 16일에는 경찰이 이 전 대표에게 출석을 요청한 날이다. 오는 28일에는 이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논의가 열린다. 종합하면 적어도 9월 말까지 이 전 대표가 제출한 가처분 신청과 경찰 수사,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당분간 내전 상태의 집권여당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법원이 이 전 대표가 제출한 ‘정진석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당 중앙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보다 높은 제명 수준의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제명을 하게 되면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돌아올 길을 봉쇄하게 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100일 정기국회 키워드… 與 ‘문재인’ vs 野 ‘김건희’

지난 9월 1일 개원한 21대 국회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꼽은 키워드는 일단은 ‘민생’이다. 그러나 이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국회는 오는 9월 하순께 여야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줄기차게 언급될 핵심 키워드는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다.

오는 10월 4일부터 국회는 국정감사를 실시하게 되는데 국민의힘이 꼽는 핵심 키워드는 지난 5년간 국정 운영을 책임졌던 문 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서해피격 공무원 사건과 동해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 이념을 기반으로 한 이슈가 또다시 국민의힘이 집중 공격할 이슈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월성 원전 공사 중단 문제와 탈원전 문제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사안들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윤석열 정부의 취약 지점으로 판단하고 집중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김 여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깊었던 인사들이 공사를 수주하고, 김 여사 지인들이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및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 등은 대통령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 민주당 측의 판단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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