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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아트 허브’로...서울에 필요한 건 시간뿐”
벨린 크리스티 옥션 아태CEO
정부지원·콜렉터·작가·갤러리
한국은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
역동성·탄탄한 시스템이 장점
분더샵 청담서 특별전 선보여
프란시스 벨린 크리스티 옥션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서울 분더샵 청담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비경매 특별전 전시전경. [크리스티 제공]

“More time”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한국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예술 수도로 도약하기 위해서 무엇이 부족한가 하는 질문에 프란시스 벨린(Francis Belin) 크리스티 옥션 아시아태평양지역 CEO는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 콜렉터, 작가, 갤러리 등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프리즈 서울(Frieze)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기간동안 서울 분더샵 청담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특별전 ‘육체와 영혼 : 베이컨 / 게니’전을 개최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벨린 대표의 이같은 진단은 지난 17년간 아시아 미술시장에 지켜본 경험에서 나온다.

그는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1990년대 후반부터 계속 목도했다. 당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를 시작으로 K-pop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문화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미술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날 갑자기 한국미술이 세계로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역량이 쌓이고 쌓여 그 정점에서 꽃피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시장의 장점으로는 ‘역동성’과 ‘탄탄한 시스템’을 꼽았다. “서울은 발전적인 상황”이라는 그는 “미술시장의 역동성은 미술 생타계에서 오는데, 작가, 콜렉터, 학계, 미술관, 갤러리, 옥션이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선순환하며 역량을 쌓아왔다”고 했다.

크리스티 내부에서도 ‘서울’로 대표되는 한국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벨린 대표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크리스티는 2000년 초반부터 한국 고객과 관계를 맺어왔고 한국작가를 홍콩을 통해 소개해 왔다. 최근 한국 고객 매출이 급격하게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은 현재 싱가폴, 상하이, 타이완과 함께 홍콩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벨린 대표는 “글로벌 예술 수도로 불리는 런던, 뉴욕, 홍콩이 만들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런던은 수 백 년, 뉴욕은 백 년, 홍콩은 50년이 걸려 현재 위상을 가졌다”며 “서울에게 부족한 것은 ‘시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전은 경매를 위한 전시가 아닌 예술사적으로 중요한 작가 둘을 선별해 선보이는 전시다.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의 작품 16점이 나왔다. 가치로 환산하면 약 4억 4000만달러(한화 5800억원)이상이다. 크리스티측은 “베이컨과 게니는 같은 시대를 공유한 작가는 아니지만 서양미술사에서 거장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다는 점, 역동적 페인팅기법과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연결된다”고 전시의도를 설명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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