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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5개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 신기록, 수출에 사활 걸어라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8월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째다.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내용은 더 걱정이다. ‘걷는 수출’에 ‘나는 수입’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 실적은 56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늘었다. 동월로는 역대 최고치다. 나름 선방했다. 하지만 수입은 661억5000만달러로 28.2%나 증가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는 8월에만 94억7000만달러의 적자다.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만 89억달러나 늘어났으니 무역적자 대부분은 불가피한 결과다.

그럼에도 쌓이는 무역적자는 이제 복병 정도가 아니라 ‘트로이 목마’에서 쏟아져 나오는 군대 같은 느낌이다. 7월까지 누적 153억달러 적자에 8월분을 추가하면 무려 247억7000만달러의 적자가 쌓였다. 그동안 무역적자 최고 기록이 IMF 환란 이전인 1996년 206억달러였으니 이미 새로운 기록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당분간 기록 경신은 계속될 전망이다.

무역적자는 경상적자를 불러온다. 재정은 이미 적자 상태다. 한국 경제에 ‘트리플 적자’는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중병이다.

결국 우리 경제의 돌파구는 수출밖에 없다. 언제나 그랬다. 따지고 보면 대중, 대일 무역집중도 완화나 수지 개선은 우리 수출사 전체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도 아니다. 그보다 힘든 일도 해결해냈다. 반세기도 안 되는 기간에 봉제 신발 섬유 등 노동 집약산업에서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반도체에 이르는 중화학 제조업으로의 전환 과정이 어디 손쉬운 일인가. 그러나 해냈고 오늘날 10대 무역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 바탕은 언제나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었다.

때맞춰 정부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중소·중견기업에 수출 물류비와 특별 저리 융자를 지원하는 한편 수출성장금융도 제공키로 했다. 온라인 수출 전 과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수출종합지원센터도 현재 6곳에서 2026년까지 30곳으로 확충한다. 업종별 협회와 경제단체 등에서 건의한 수출 관련 규제·애로 해소 과제 139건 중 즉각 처리 가능한 33건을 올해 안으로 완료키로 했다.

정부의 이런 총력 지원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인플레를 잡기 위한 미국의 적극적 금리 인상은 계속될 테고 글로벌 경기는 내년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여전하다. 에너지 자원 가격은 떨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 정도의 늘 보던 수출 전략으로는 부족하다. 더 사활을 건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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