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좋은 중소기업이 국내에도 많이 있다. 이들의 해외 판로개척과 확대를 지속 지원하고 서로 협력해 함께 성장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같이 밝히며, 독일과 미국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해외 판로개척 사업에 직접 나선다. 지난 15일 특별사면·복권 이후 후 첫 행보로 대규모 ‘상생’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2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롯데 유통 6개사(홈쇼핑·백화점·마트·면세점·하이마트·코리아세븐)가 오는 9월 독일과 미국 양국에서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LOTTE-KOREA BRAND EXPO)’를 개최한다. 특히 독일에서 진행되는 엑스포는 세계 3대 가전 박람회로 꼽히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최초로 참가해 열 계획이다.

롯데 유통 6개사가 그룹 차원에서 해외 판로개척 상생 활동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롯데지주 및 유통 관련 계열사가 적극적으로 중소기업들과 협업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후 추진되는 첫 번째 그룹 차원 상생 활동이다.

쇼룸형 통합 전시 부스 조감도 [롯데지주 제공]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에 참가하는 중소기업 수만 200개사에 이른다. 지난 6월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다. 롯데는 유통 6개사의 협력 중소기업 100개사와 미거래 국내 우수 중소기업 100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선정된 중소기업에게 제품 홍보 콘텐츠 제작, 국내외 TV홈쇼핑 및 글로벌 유통 채널을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 판매 방송, 롯데 유통 계열사 바이어 초청 1:1 국내 입점 상담회 등 실질적으로 판로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에 최초로 참가한다. IFA는 전 세계 25만 명이 참관하는 유럽 최대 규모 행사다. 롯데는 내달 5일부터 6일까지 ‘IFA 글로벌 마켓’에 우수 중소기업 50개사가 참여하는 통합 전시 부스를 꾸리고 상품 판촉전을 진행한다. 다국적 바이어들과의 수출상담회도 연다. IFA 글로벌 마켓은 유럽에 상표 등록이 안된 신규 진출 기업을 위한 전시관으로, 제조·유통·수입업체들의 B2B 소싱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통합 전시 부스는 쇼룸 형태로 참가 제품 앞에는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나 바이어들이 손쉽게 제품과 기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총 56석 규모의 수출 상담장에서는 다국적 바이어들과 참가 중소기업들간 현장 상담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내달 20일부터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 남동부에 위치한 ‘피어17(Pier17)’에서 롯데가 두 번째 엑스포를 연다. 총 150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엑스포에서는 상품 판촉전과 수출상담회 뿐 아니라, 유명 셰프, 아티스트와 K-브랜드를 알리는 ‘K-푸드’, ‘K-뷰티’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현지 엑스포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 50개사가 사전 매칭된 다국적 바이어들과 진행하는 온라인 상담도 열린다. 또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 설치돼 인기를 끌었던 ‘어메이징 벨리곰’도 현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롯데는 독일과 미국에서 진행되는 엑스포 기간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롯데그룹 유치 지원 TFT’를 구성해 박람회 유치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