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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된 ‘우리 관계’ 사드가 망쳐놨다?! [언박싱]
롯데·신세계 중국 사업 대부분 접어
K-뷰티 영업익 ‘반토막’…시련의 계절
CJ·풀무원 등 식품사만 조용한 약진
롯데쇼핑이 최근 지분 매각을 결정한 중국 청두 롯데백화점 청두환구중심점. [롯데쇼핑 제공]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24일이면 중국과 관계를 맺은 지 30년이 되지만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통·뷰티기업들은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 이후 사업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할 정도로 위기다. 이에 롯데·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은 사업을 철수했고, K-뷰티의 대명사였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영업익이 반 토막 날 정도로 위태롭다.

다만 오랫동안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 식품사는 조용히 약진 중이다. F&F 등 일부 패션사도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어 대비된다.

롯데는 마지막 ‘청두 백화점’까지 매각

롯데쇼핑은 지난달 중국에 마지막으로 남은 청두 백화점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8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후 톈진과 웨이하이, 청두, 선양 등으로 지점을 확대했지만 지난 2017년에 시작된 사드 보복 조치 이후 현재 매장을 정리해왔다.

상하이에 있는 롯데 중국 헤드쿼터(HQ) 법인도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이곳은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들을 지원하던 법인이다. 중국 내 롯데 계열사들이 대부분 철수한 만큼 이곳 역시 유지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중국에서 110여개 점포를 운영하던 롯데마트는 지난 2018년 일찌감치 사업을 접었다.

신세계그룹 역시 지난 2017년 이후 이마트가 중국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중국내 운영 중인 매장이 없는 상태다. 다만 화장품사업을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신세계면세점 등이 중국과 연관이 있을 뿐이다.

롯데쇼핑이 최근 지분 매각을 결정한 중국 청두 롯데백화점 청두환구중심점. [롯데쇼핑 제공]
아모레·LG생건은 영업익 ‘반토막’…사업 축소

한때 중국 시장을 주름 잡던 K-뷰티 역시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다. K-뷰티의 선봉장이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며 영업이익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385억원으로 전년 대비(2675억원) 48.2% 급감했고, LG생활건강도 같은 기간 44.5% 감소했다.

이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후’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미 현지 기업들에 상품경쟁력을 따라 잡힌 데다 최근 중국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확산하면서 설화수와 후를 찾는 고객들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K-뷰티업체들도 예전만큼 중국 사업에 의욕을 보이지 않고, 일부는 축소를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헤라’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에뛰드하우스’ 오프라인 매장도 모두 정리했다. ‘이니스프리’는 280개였던 중국 내 매장을 올해 내에 절반으로 축소시키기로 했다.

CJ·풀무원은 조용한 약진……F&F는 ‘대박’
풀무원 중국 법인 뚜메이뚜어 식품의 식물성 지향 라인업. [풀무원 제공]

모든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것은 아니다. 십수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식품사 및 일부 패션업체는 조용히 승전보를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만두, 햇반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친 결과, 지난 2분기 중국에서만 식품 매출이 32%나 확대됐다. 이는 전체 해외 식품 매출 신장률(20%)보다도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10년 이상 공을 들이며 현지화에 성공한 풀무원은 중국 진출 10년 만인 지난 2020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 4월에는 300억원을 투자한 베이징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할 정도로 매출 볼륨이 커졌다.

패션업체 F&F는 중국 법인 F&F차이나가 전체 매출의 26.3%를 책임질 정도로 중국 매출 비중이 커졌다. 브랜드 ‘MLB’의 인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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