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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빌리 아일리시 공연에서 돋보였던 점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가]Z세대 아이콘인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21)가 두번째 내한 공연을 가져 젊은 세대의 불안과 우울, 고민들을 솔직하게 나누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광복절인 15일 저녁 8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 공연이 펼쳐졌다.

빌리 아일리시는 4년전인 2018년 8월15일에도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 그때와 이번에도 관객이 건네준 태극기를 몸에 둘렀다. 4년전에는 2000석 규모였지만, 이날은 우천중인데도 2만여명이 몰려 빌리의 높아진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 4년 사이에 빌리에게는 큰 일이 있었다. 2019년 발표한 정규 1집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우리 모두가 잠들 때, 우리는 어디로 가나요)로 18세이던 2020년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그래미 역사상 최연소 아티스트로서 ‘최우수 신인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등 제너럴 필즈 4개 부문을 포함해 총 5관왕에 올라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인들도 TV 광고에서 흘러나온 ‘배드 가이(bad guy)’ 덕분에 빌리를 다 안다. 중반 이후 전자 사운드가 나오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그 음악이 멜론 등 국내 음원차트에도 상위권에 오를 때인 2020년 7월에도 내한공연이 추진됐지만 팬데믹으로 취소된 바 있다.

빌리 아일리시는 80여분동안 20여곡을 들려주었다. 두 가지 점에서 감동적이었다. 노래를 이렇게도 쉽게 부르면서 잘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점과 젊은 나이에도 세상을 다 살아본 것 같은 깊은 감성을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빌리 아일리시의 무대는 대부분 몽환적이고 우울의 정서를 깔고 있지만, 관객에게 점프를 유도하며 경쾌한 노래들도 들려주고 서정적인 팝 감성도 전해주었다. 때로는 무대를 기어다니는 등 관능적인 퍼포먼스도 펼쳤다.

‘버리 어 프렌드’(bury a friend)로 시작한 빌리는 관객석에 첫 토크로 “소 어메이징”(So Amazing)이라고 말하고는 ‘댄스 앤 크라이’로 모두 좋은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대형 스크린 앞에 설치된 경사진 무대도 특이했다. 빌리는 여기서 빵빵 뛰기도 하고, 앞으로의 연결무대에 나오고도 하면서 무대를 넓게 활용했다.

‘NDA’와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올랐던 ‘데어포 아이 엠’(Therefore I Am)을 불러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거미가 많은 다리로 춤을 추는 화면과 함께 ‘유 슈드 시 미 인 어 크라운(you should see me in a crown)’을 점프를 유도해 불러 더욱 흥을 돋우었다.

‘빌리 보사 노바’(Billie Bossa Nova)에 이어 코러스가 돋보인 ‘골드윙’(GOLDWING)에서는 “다-다-다운-다운”(Da-da-down-down)을 합창하게 하는 등 더 크게 떼창을 유도했다. 동시에 화면속에는 각종 추상적인 기하학 무늬들이 계속 올라왔다.

특히 친오빠 피어니스와 기타를 치며 부른 포크 느낌의 ‘유어 파워’(Your Power)와 14살때 세상을 놀라게 한 노래 ‘오션 아이즈’(Ocean Eyes)를 그윽하게 부를 때는 객석이 황홀경에 빠지기도 했다. ‘오션 아이즈’가 흘러나오자 화면 속에서 폭포가 쏟아져 나와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배가됐다.

‘게팅 올더’(getting older) 무대에서는 아일리시의 아기때부터 시작해 어릴 때 모습이 다양하게 화면에 담겼고, ‘한심한 놈’이라는 의미를 지닌 ‘로스트 코즈’(Lost cause)도 들려주었다.

‘웬 더 파티즈 오버’(when the party’s over)를 부를 때는 화면속 빌리의 눈에서 검은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후렴구인 ‘난 괜찮다고 거짓말 할 수 있어. 그냥 그렇게’의 ‘like it like that’이 계속 귓가를 때렸다.

기후 변화를 경고하는 ‘올 더 굿 걸스 고 투 헬’(All the Good Girls Go to Hell)과 ‘에브리씽 아이 원티드’(everything i wanted) 무대에서는 화면속에 환경오염, 매연, 산불 등을 보여주며 지구를 보존하라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빌리 아일리시 측은 이번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의 일부를 환경단체 리버브(REVERB)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티켓 한 장 당 1달러가 기부됐다. 리버브는 기부된 금액을 배출된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를 해결하는데 사용한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는 빌리가 작년 5월 발표한 정규 2집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고척돔 전체의 떼창이 흘러나온 ‘배드 가이’에 이어 엔딩곡으로 구름이 떠다니는 영상과 함께 ‘해피어 댄 에버’를 서정적으로 시작해 격정적으로 마무리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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