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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호우가 남기고 간 도로 위 지뢰 ‘포트홀’…서울에만 1781개
호우기간 서울 시내 도로·고속도로 포트홀 집계
통근버스 포트홀 빠지는 등 관련사고 잇따라
수도관 등 관로 묻힌 ‘지하공간지도’ 구축은 미진
지난 11일 오전 7시6분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통근버스가 지름 1m가량의 포트홀(도로 파임)에 빠지는 사고를 당해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집중호우가 휩쓸고 간 수도권 도로 곳곳에 ‘포트홀(도로 파임)’이 발생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하공간 관리가 필요하지만 기반 시스템은 허술하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주 호우 기간인 8~12일 서울시와 한국도로공사가 파악한 서울 시내 도로와 서울과 맞닿은 수도권 고속도로 포트홀 발생 건수는 총 1781건(일반도로 1484건·고속도로 297건)이다.

포트홀은 다량의 빗물로 인해 도로 안쪽 토사가 유실되면서 땅이 꺼지듯 지표면이 붕괴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도심에서는 지표면이 단단한 아스팔트로 덮여 있어 붕괴 직전까지 전조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사전 대비가 힘들다.

이번 장마기간 포트홀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1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는 통근버스가 지름 1m 크기 포트홀에 빠져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10일 오전 5시에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한복판의 건널목에 가로·세로 1m, 깊이 20㎝의 포트홀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가족 3명이 폭우로 집에 갇혀 사망한 사건 역시 거주지 앞에 생긴 싱크홀로 인해 물이 집 안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지하공간을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지하에 매립된 수도관, 가스관 등이 통과하는 관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하공간 지도’가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함께 조사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구축은 어려워보인다. 경기도는 이번 호우기간에도 포트홀 발생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도로 관리가 수도권에 비해 비교적 열악한 지방은 그 피해도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5일부터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늦은 오후부터 중부지방과 전북에 비가 내렸다. 정체전선은 16일 오전부터 남부지방에 영향을 미치겠다. 16일과 17일 충남과 남부지방에 최대 150㎜의 비를 뿌리겠다.

박종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포트홀이나 싱크홀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재난이 발생하기 전인 평시 상황에 세심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지하 관로 매립지도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한국에서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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