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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주하면 1200만원을 현금으로”…부동산 침체에 불붙는 미분양 마케팅 [부동산360]
부동산\경기 꺾이며 오피스텔 미분양…해결책 골머리
이자 1200만원·취득세 지원하는 단지 등장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흡사
분양업계 “부동산경기 우려, 할인분양까지 고민”
집값 고점 인식 속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의 우려로 주택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분양시장 열기도 예전만 못 하다. 물량을 빠르게 소진해야 하는 분양업자들이 각종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한때 도심 내 입지 조건과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내세우며 고가에도 수요가 꾸준했던 오피스텔들이 미분양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최근 분양업계는 각종 금융 혜택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미분양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미분양 해결책으로 해외여행에 학원비 지원까지 갖가지 마케팅을 동원했던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흐름이 재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분양을 시작한 ‘여의도 월드메르디앙’은 수분양자에게 내년 7월 준공 이후 입주와 동시에 1200만원을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고금리 시대에 한 달에 100만원씩 총 12개월 이자 지원에 나서며 간접적인 혜택으로 분양가 인하 효과를 내도록 했다. 계약금도 5%만 우선 지급하고 입주 때 중도금과 잔금을 동시에 지급하면 된다.

취득세 지원을 통해 할인 효과를 노리는 단지도 나타났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짓는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수분양자에게 취득세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계약금을 2000만원으로 고정해 초기 부담을 줄이고, 일부 계약자에게는 생활가전을 서비스로 제공할 방침이다. 중도금 대출 50% 전액 무이자 혜택을 내걸어 금융 부담을 낮췄다.

이런 미분양 마케팅은 서울 강남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에 나선 ‘인시그니아 반포’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며 회차별로 중도금 1~2회차는 이자후불제·중도금 3~5회차는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오피스텔이 분양시장에서 고전하는 데에는 매매시장의 약세 여파가 작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변동률이 +0.12%에 이르던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7월 0.07%로 하락했다. 심지어 지방 오피스텔의 경우 6월 변동률은 -0.1%로, 하락 추세다.

지난해 7월 수도권 전용 60~85㎡ 오피스텔 거래량은 약 790건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280여건으로 급감했고, 지난 5월에도 370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거래량은 173건에서 38건으로 줄었고, 지난 5월에도 40건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가 꺾이며 각종 ‘우회적 할인 혜택’ 등을 앞세우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년간 부동산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2010년 초반의 경우 순금과 가전제품을 제공하는 경품행사를 여는가 하면, 해외여행과 학원비 지원까지 계약자를 유혹하는 각양각색의 마케팅 전략이 쏟아진 바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부동산경기가 더욱 안 좋아질 것을 우려하는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최대한 물량을 빨리 소진하고자 분주한 모습”며 “지난해만 해도 분양대행사에 수수료를 분양대금의 2~3%를 지급하던 것이 최근 6%까지 오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 단지들 위주로 최후의 수단인 분양가 할인까지도 고민하는 단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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