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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티銀 대환 손잡은 토스·KB 웃었다
제휴 맺은 두 은행 80% 이상 차지
하나·우리銀, 비제휴 은행 중 선전

은행권 고객 유치 경쟁을 일으키고 있는 씨티은행의 개인신용대출 대환 시행이 약 한 달 가량 지났다. 제휴은행인 토스뱅크와 KB국민은행이 8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은 가운데 타 은행권도 금리 우대를 내세우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9일 헤럴드경제가 각 은행 등을 통해 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 현황을 취합한 결과 타 금융사로 대환이 이뤄진 금액은 약 8500억원 규모다.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 3월말 기준 약 8조원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10% 안팎의 자금이 한 달새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씨티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고객들의 대환을 시작했다. 금융당국 또한 신용대출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 대환대출을 희망하는 경우 대출금 증액이 없는 경우에는 가계대출 규제(차주별 DSR, 가계대출 총량관리, 신용대출 한도규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등 지원책을 꺼냈다.

한 달간 성과를 보면 제휴 은행들이 단연 돋보였다. 씨티은행과 제휴를 맺은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는 ▷대환 시 발생하는 인지세 전액 부담 ▷중도상환수수료 전액 면제 혜택을 적용하며 대환대출 시 추가적으로 필요한 비용을 없앴다. 또 ‘원스톱 비대면’ 서비스로 따로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돼 자연스럽게 많은 고객들이 제휴은행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약 4000억원대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당초 두 제휴은행에 5대 5 비중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KB국민은행보다 1000억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토스뱅크의 경우 일괄 0.3%포인트(p) 금리 할인 혜택을 지원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 또한 일부 지점에 씨티은행 우량 차주 확보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문서 등을 보내며 고객 유치를 독려하는 중이다.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의 합산 대환 규모는 약 7000억원대로 전체 대환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는 “타사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씨티은행 대출이라는걸 고객이 직접 증명을 해야한다”며 “씨티은행 고객군을 보면 전문직, 젊은층이 많다보니까 비대면 간편 대환을 선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제휴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씨티은행 신용대출 고객이라면 누구나 최대 2.1%p의 기본 우대금리를 적용받고 추가 거래를 약속할 경우에는 0.9%p를 누릴 수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대 1.5%p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최저 연 3% 초반 수준으로 대출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은행 대출을 미보유한 고객이 대환을 신청할 경우 1%p를 우대해준다.

시스템 장애를 빚었던 신한은행과 비교적 뒤늦게 씨티은행 대출 경쟁에 뛰어든 NH농협은행은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DGB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최근 최대 2.0%p를 우대해주는 대환 상품을 내놓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다만 은행권의 이같은 경쟁에도 씨티은행 고객들의 대환은 서서히 이동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금리 인상기인만큼 대환에 따른 효과가 크지도 않을 뿐더러, 비제휴 은행에 대해서는 대면 방문 등 번거로움이 크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거나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경우 추가 혜택도 노릴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은행) 대환 추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며 “아직 이동 규모가 많이 남은 만큼 은행들끼리 눈치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정은·박자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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