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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평균 연봉 1억원 은행원의 총파업 불사, 공감 얻겠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어선 은행원들이 다음 달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임금 6.1% 인상 등을 요구하다 결렬되자 1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 달 16일 모든 은행 업무를 중단하는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대로 실행되면 2016년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해 총파업을 벌인 지 6년 만의 실력행사다.

형식논리대로 판단한다면 금융노조의 요구가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다. 올 상반기 4대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 수익은 15조33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1% 급증한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두 달(6·7월) 연속 6%대로 치솟아 실질임금을 보전하려면 그만큼의 인상률이 불가피한데. 사측이 제시한 1.4% 인상안은 이 수준을 한참 밑도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적 시각에서 보면 은행노조의 요구는 지극히 이기적이다. 6.1% 인상안은 올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1.4%)은 물론이고 상반기 100인 이상 사업체의 노사 협약 임금 인상률(5.3%)을 크게 웃돈다. 6.1%와 1.4%의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이겠지만 웬만한 대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이 파업 불사를 외치는 모습에서 서민과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다.

은행원들이 쌓아올린 수익이 밤잠을 설친 끝에 개발한 초격차 기술력이나 낙타가 바늘을 통과하는 최고난도의 도전에 성공한 결과물이라면 우리 사회도 걸맞은 보상에 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익이 집값 급등에 따른 ‘영끌’·‘빚투’의 대출 수요, 고물가에 대응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급증 등 반사이익에 기반하고 있다. 정부가 쥐여준 라이선스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한 결과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금융노조는 임금 인상과 더불어 코로나19 방역조치로 1시간 단축된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주 36시간(4.5일) 근무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일하는 시간은 줄이면서 임금은 대폭 올려 달라는 데 공감할 사람은 많지 않다.

관치금융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국민이 모아준 예금으로 손쉬운 영업을 해온 은행은 공적 성격도 강하다. 금융당국과 협력해 자영업·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대출 상환 연장과 이자 탕감 등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고물가·경기침체의 복합위기에 노출된 어려운 시기인만큼 은행권의 여력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도록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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