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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연일 ‘차기 당대표 1위’…호재 된 '내부총질' 논란?[정치쫌!]
李, 윤리위 징계 후 모든 조사서 1위 차지
‘내부 총질’ 문자 논란 이후엔 지지율 상승
하태경 “문자 논란, 李에 불리하지 않아”
李측 “계속 당원들 만나며 의견 들을 것”
이준석 국민으힘 대표가 지난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에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직무정지로 당무를 내려놓고 전국 순회로 장외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가 징계 후에도 다수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차기 당대표 적합도’ 선두를 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최근 ‘내부 총질’ 문자 논란까지 빚어지며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며 몸값은 더 오르는 모양새다.

30일 헤럴드경제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이 대표 징계 결정 이후 발표된 다수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이 대표는 모든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이 난 후 처음으로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넥스트위크리서치(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 지난 12~13일·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실시) 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율은 22.9%로 가장 높았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20.4%로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였다. 나경원 전 의원(12.0%), 김기현 의원(5.9%),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4.9%)가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 뉴스 의뢰, 지난 16~18일·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실시)가 지난 2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이 대표는 25.2%의 지지율로 1위였다. 안 의원은 18.3%로 오차범위 밖 격차였고, 나 전 의원(9.2%), 김 의원(4.9%), 장제원 의원(4.4%), 권 대표대행(3.1%) 순이었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인한 중징계에도 이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데는 ‘중징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배후설’도 적잖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이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치권 인사들은 징계 결정 이전부터 윤핵관들과 각을 세우며 윤리위 뒤엔 윤핵관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대표는 징계 결정 전날 윤핵관을 ‘대포차’에 비유하며 “윤핵관이 제일 신났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윤 대통령과 권 대표대행의 문자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커진 ‘내부 총질’ 논란 이후 이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앞서 권 대표대행이 같은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시간에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찍힌 발신자와 나눈 문자가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해당 문자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에 이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는 메시지를 권 대표대행에 보냈다. 권 대표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에 빗댄 점에서 이 대표 중징계에 ‘윤심(尹心)’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이에 권 대표대행은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문자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문자 파문이 일었던 지난 26일부터 다음날까지 넥스트위크리서치(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26.0%로 안 의원(17.1%)을 오차범위 밖 8.9%포인트 차로 앞섰다.

2주 전 조사와 비교하면 이 대표는 3.1%포인트 상승해 안 의원과의 격차를 6.4%포인트 넓혔다. 윤핵관인 권 대표대행은 같은 기간 0.7%포인트 하락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인사들은 ‘내부총질’ 문자 논란이 정치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이 대표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CBS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가 꼭 불리하지 않다”며 “(이 대표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경찰 수사나 기소 문제도 (정치권에선) 당연히 기소될 것이라고 생각들을 해왔지만 경찰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무리한 기소는 못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만 보면 이 대표는 (이번 논란으로) 경찰 수사도 조금 문제가 있는 구석이 있으면 ‘압력이 있었다’(고 흘러가기) 딱 좋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총질’ 이후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이 대표가) 기소 의견으로 송치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돌았었다. 추가 징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미 정치적 문제로 비화됐다. 그래서 어떤 결정이 나올 때마다 정치적 판단이 있을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게 이 대표에게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 징계에 대한 배후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향후 이 대표의 당대표 복귀를 놓고 윤핵관과의 갈등이 불거지면 이 대표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내부 총질’ 문자 논란 이후 윤핵관을 겨냥해 ‘양두구육(羊頭狗肉·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음)’이라는 메시지를 냈고, 윤핵관 측에선 이 대표를 향해 ‘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하고 있다며 설전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단, 이 대표는 ‘내부 총질’ 문자 논란 이후 권 대표대행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 지도체제 전환을 놓고 이어지는 당내 혼란상과 거리를 두고 장외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어찌 됐건 지금은 당원들을 만나면서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는 게 (이 대표) 본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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