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기후변화 고민하는 스타트업 연합군 등장…“집단적 영향력 만들어 보자” [지구, 뭐래?]
예비창업가와 선배 창업가, 투자자까지 한 데 모아
회사원부터 대학교수까지…40여명 뭉친 ‘기후클럽’
도전자들 “아이템 함께 고민하고 창업 과정 조언받아”
“기후위기 대응은 혼자선 안 돼…협업 사례 만들자”
지난 23일 소풍벤처스가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 빌딩에서 개최한 ‘클라이밋 스타트업 네트워킹 파티’에는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대표, 투자자 등 40여명이 함께 모여 열정을 공유했다. 소풍벤처스는 올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100억 규모 펀드 조성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창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펠로십 및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풍벤처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난 23일 오후. 주말임에도 서울 상수동 한 빌딩 강연장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다. 휑했던 강연장은 어느새 40여명 사람들로 가득찼다.

이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창업에 대한 열정이다. 그것도 기후 위기를 맞닥뜨린 지구와 인류에 도움이 되겠다며 ‘기후 테크’를 앞세운 창업이다.

국내 최초 임팩트 엑셀러레이터인 소풍벤처스는 최근 기후테크 사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펠로십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기후·환경 분야의 기술 전공자 및 창업·경영에 대한 감각이 있는 예비 창업가를 모집해 이들이 서로 교류하고 창업까지 나아가도록 돕는다. ‘펠로우’로 선정된 이들에는 창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8개월 동안 월 200만원을 지원한다.

더 중요한 지원은 바로 네트워크다. 이미 소풍벤처스로부터 초기 창업자금을 투자받은 선배 창업자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선배라고 해도 이제 막 가능성을 드러낸 초기 스타트업이다 보니, 열정 넘치는 후배 창업가와의 만남은 생각치 못했던 아이디어를 얻거나 고급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스타트업과 협업을 모색할 수도 있다. 친환경에서 인생을 찾겠다는 고민과 열정을 가진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 이날 행사는 이들의 첫 모임이었다.

펠로우 선발에 도전하고 있는 교육생은 약 30여명. 이들 중 70%는 해당 분야 석·박사 전문가로, 일부는 이미 창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독일에서 유체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회사원 A씨는 개발도상국에서 풍속과 발전량 예측 데이터를 제공하는 가상발전소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펠로우로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해 일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B씨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탄소회계 플랫폼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의 공동 창업자 C씨도 펠로우로 선정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친환경 데이터를 구매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커머스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펠로우 중에는 현업 교수도 있다. 고려대학교 환경시스템 공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성표 교수는 유해 물질 없이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펠로십 지원을 토대로 스마트팜 내 공기 소독 실증부터 도전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이미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이 먼저 나서 자사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시작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들에게 내일의 발전 예측량을 알려주는 가상발전소(VPP) 개발사 ‘식스티헤르츠’, 식용 곤충을 사육하는 스마트팜 기업 ‘반달소프트’,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 중 특정 플라스틱만 골라 분해하는 미생물 균소화조를 개발하는 ‘리플라’ 등 17개 스타트업이 후배들 앞에 섰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이 기업의 기술이 기후변화 대응에 어떤 의의를 지니는지 의견을 덧붙였다. 투자사가 왜 이 기업에 투자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설명도 더했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예비 창업자들은 자유롭게 친분을 쌓는 시간도 가졌다. 고민의 방향이 비슷한 이들이 만날 수 있도록,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해 3~4명씩 조를 나누기도 했다. 대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뒤풀이 자리서 테이블을 바꿔가며 선배들과 인사 나누는 분위기와 흡사했다. 각 조에 포진한 소풍벤처스의 심사역들은 윤활유 역할을 맡았다.

지난 23일 소풍벤처스가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 빌딩에서 개최한 ‘클라이밋 스타트업 네트워킹 파티’에서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대표, 투자자 등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풍벤처스 제공]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는 “기후위기 대응은 하나의 단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다양한 협업 사례를 만들어 집합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펠로우로 선정되지 않은 예비 창업가들도 행사를 함께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생으론 선정됐지만 아직 최종 문턱은 넘지 못한 이들이다. 소풍벤처스는 이들에게 재수, 삼수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 과정에 사업 아이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컨설팅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펠로십 프로그램에서 교육생으로 선발된 D씨는 “기후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성장 단계별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구성해줘서 좋았다”며 “창업 아이템 고민부터 시작해 실제 창업 시 어떤 부분들이 어렵고 힘든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상엽 대표는 “펠로우로 선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교육생들은 우리가 운영하는 기후 클럽의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이라며 “최대한 우리가 가진 자원들을 활용해 서로 발전하고, 앞으로도 쭉 기후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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