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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치료제·영양제...쓰임새 넓히는 천연물원료
글로벌시장 쑥쑥…1000조대 성장
종근당 천연물신약 ‘지텍’ 품목허가
APRG, 경구용 코로나치료제 개발
“안전성 높고 흡수·대사 뛰어나지만
인식부족에 정부지원·투자 아쉬워”
천연물 원료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천연물에서 유래한 원료의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영양제 등에도 천연물 원료가 적용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는 중이다. 다만 천연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정부지원이나 투자유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천연물이란 자연계에서 얻어지는 식물·동물·광물·미생물과 이들의 대사산물을 총칭한다. 2000년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이 제정돼 ‘천연물신약’이 정의됐다. 2017년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을 통해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삭제, 천연물신약이 아닌 천연물의약품으로 통용되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위염치료제로 개발한 천연물의약품 ‘지텍’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텍은 녹나무과 육계나무의 줄기껍질을 말린 약재인 육계에 자체 개발한 신규 추출법을 적용해 위염에 대한 효능을 최초로 입증했다.

종근당은 2013년부터 기존 약물 대비 차별화 가능성이 있는 소재와 추출법을 탐색하다 육계의 위염 치료 효능을 확인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전임상에서 항염증 효과와 위에서 점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방어인자 증강작용 등을 확인했다. 임상 2상에서 위약 및 기존 의약품 대비 우수한 위염 개선 효과를 확인한 뒤 임상 3상으로 우월성을 입증했다.

지텍 대조군으로 사용된 ‘애엽 95% 에탄올연조엑스’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스티렌’이다. 스티렌은 쑥을 원료로 개발된 천연물의약품으로, 2002년 발매 이후 누적매출 1조원을 기록한 가장 성공한 국산 천연물의약품이다.

종근당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약효를 입증했다. 다수의 국가와 해외 진출을 협의 중이며,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절차 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피알지(APRG)는 천연물 원료를 이용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APRG64’를 개발 중이다. 에이피알지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APRG64의 국내 임상 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한다. 중증 진행률과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유효성을 검증하게 된다.

APRG64는 용아초(선학초) 및 오배자 추출 혼합물로 경희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동물실험을 통해 코로나19 백신(항원) 접종 이후 투약하면 항체 형성 및 면역세포를 증가시켜 바이러스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투와 복제 억제 및 면역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GC녹십자웰빙은 천연물 원료 사업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지난 5월 일본 헬씨나비와 업무협약을 맺고 기능성 천연물 원료인 ‘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그린세라-에프)’의 일본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은 식약처로부터 위점막을 보호하여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원료는 전임상에서 항산화, 항염, 위점막 보호 및 위점액 양의 증가 등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됐다.

천연물 원료는 반려동물 영양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최근 천연물 소재로 만든 반려견 영양제 ‘견옥고’를 출시했다. 회사는 “견옥고에 공통으로 사용된 조성물(숙지황·복령농축액, 홍삼농축액, 아카시아벌꿀)은 사람이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의 원료로 면역세포 증식 능력과 함께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천연물 원료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천연물 관련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관련 글로벌 시장은 1000조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8~1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합성의약품에 비해 정부지원이나 투자는 부족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가지 표적에 집중하는 합성의약품과 달리 다중 타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천연물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과 유사하면서도 장기복용 안전성이 높고 흡수와 대사 등에서 뛰어나다”며 “천연물의약품 역시 물질 전 성분을 분석하고 명확한 기전을 규명해야 하며, 공정을 표준화 해 안전성과 일관된 유효성을 확보해야 하므로 개발 과정이 어렵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한약이나 민간요법과 유사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유효성이 낮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어 정부지원이나 투자유치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정부는 의약품 허가 요청이 들어오면 성분과 상관 없이 유효성과 안전성을 판단한다. 천연물의약품이라고 합성의약품에 비해 후순위로 밀리지는 않는다”며 “천연물의약품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예산 및 기술 지원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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