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가격이 올해 3분기에 10%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일부 D램 공급업체들이 수요가 불확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 물량에 대한 압박으로 판매 가격 인하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3분기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업체들의 판매 경쟁으로 가격 전쟁이 촉발되면 가격 하락률이 10%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보다 3~8%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제조사들이 늘어나는 D램 재고에 대처하기 위해 가격을 더 인하해서라도 물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PC용 D램의 경우 가격이 3분기에 5~10% 가량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하락 예상치는 3~8% 수준이었다.

서버용 D램 가격도 재고량 압박이 강화되면서 오는 3분기에 5~1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서버 D램 관련 제조사들이 가장 먼저 분기별 5% 이상의 단가 인하 의사를 밝히며 그 폭이 강화됐단 분석이다. 모바일 D램 가격 하락폭은 3분기에 8~1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D램 시장 전반적인 가격 하락 폭 역시 기존 관측치(3~8%)보다 더 큰 10% 이상의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최근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향 범용(128Gb 16Gx8 MLC)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4.67달러를 기록해 전월(4.81달러)보다 3.01% 떨어졌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와 글로벌 수요처 기업이 체결하는 공급계약 가격을 뜻한다.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한 건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당시 4.2달러였던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은 지난해 7월 4.81달러까지 오른 뒤 11개월 동안 가격을 유지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경제 둔화 등으로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주요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줄어든 점이 낸드플래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이다. 메모리 시장 수익성 하락 가능성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하향 전망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서 비메모리는 양호하지만, 메모리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지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