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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부는 한일경협 ‘훈풍’...무역적자 개선은 주요 과제로
전경련-게이단렌 회동 의미는
양국 경제계 인사 20여명 공동성명
최태원 회장, 민간외교로 개선 기여
56년간 대일 무역수지 적자 지속돼
교역 확대, “적자 폭 키울까” 우려도
허창수 전경련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4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앞줄 왼쪽부터) 구보타 게이단렌 부회장, 하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임세준 기자

한국과 일본이 2019년 외교 문제로 단단히 얼어붙었던 경제 분야 교류·협력 재개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한일 재계단체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닫혔던 하늘길도 다시 열렸다. 협력 재개를 통한 양국 간 무역 확대가 예상되고 있지만 수교이래 대(對)일 무역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과제로 안고 있다.

▶전경련-게이단렌 3년만의 한일재계회의=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일본의 기업인 단체 ‘게이단렌’(經團連)과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등 양국 경제계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성명서도 채택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1982년 양국 경제계의 상호 이해 증진과 친목 도모를 위해 이 회의를 만들었으며, 이듬해인 1983년부터 정례적으로 개최해왔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열리지 않아 이번 회의는 3년 만에 개최됐다.

앞서 한일 양국 경제인들은 지난 5월에도 서울 중구 롯데호텔과 일본 도쿄 호텔오쿠라에서 화상으로 제54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열고 한일 경제협력 확대와 양국 정부 간 대화를 촉구했다. 서울과 도쿄를 잇는 김포-하네다 항공 노선의 운항도 지난달 말부터 재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이 중단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 김포-하네다 노선은 한일 양국 교류의 상징으로, 이번 운항 재개로 양국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최태원 회장, 민간 日외교관 행보 ‘종횡무진’=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민간 외교활동이 양국 관계 개선 무드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은 최근 상의 회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의회장 등을 만나 양국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 11월 부산에서 한일상의회장단 회의를 여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월에는 한일의원연맹 초청 오찬간담회를 열고 일본상의와의 교류 강화 및 방문계획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회장, 시마다 아키라 NTT 사장, 사토 야스히로 전 미즈호그룹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SK그룹의 소재전문회사인 SK㈜머티리얼즈도 일본 종합소재기업 쇼와덴코와 반도체 소재 북미 동반 진출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양사는 미국 반도체 소재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사업은 각국이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전략 자산화하는 대표 분야로 꼽힌다. 그만큼 외국 기업 간 정보공유나 협업이 쉽지 않은 분야기도 하다. 쇼와덴코는 불소계 특수가스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북미, 유럽, 중국 등 글로벌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세정·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 글로벌 1위 업체다.

SK는 단순 사업협력을 넘어 일본 사회와 민간 차원 교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 회장 주도로 2019년부터 개최 중인 ‘도쿄포럼’이 대표적 사례다. 도쿄포럼에서는 매년 한일 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지식인, 기업인이 모여 동아시아 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왔다.

▶대일 무역적자 56년...올해도 적자 확대되나=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지난달 25일 기준)는 118억7500만달러(약 15조4256억원)로 단일 국가로는 사우디아라비아(172억700만달러), 호주(126억8300만달러)에 이어 가장 많았다.

일본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이후 3년 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8년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마찰이 이어졌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2019년 7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제한을 발표하면서 양국간 교역 규모가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이 여파로 대일 무역적자는 2018년 240억7500만달러에서 191억6100만달러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적자폭이 커지면서 2020년 209억2500만달러, 지난해 245억8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엔 무역적자가 단일 국가로는 가장 컸으며 교역 및 적자 규모도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수교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품목에서 수입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전자제품, 반도체, 철강 등은 세계시장에서 일본을 꺾었지만 여전히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품목들이 많다. 상반기 대일 수출에서 가장 선전한 분야는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등이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제품 판매 가격이 증가하며 수출액은 36.1% 늘어난 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유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3.0% 늘어난 20억3000만달러를 수출했다.

다만 주력 수출업종인 석유화학·제품의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아 대일 무역수지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서경원·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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