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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원빼고 실무진만 모아 날 것 그대로"…손병환 회장의 허심탄회 토론회[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디지털 금융 강화
“외부 인재 채용 늘었지만, 배타성 아쉬워” 토로
스포츠단 운영, 중복 막고 효율성 꾀해야
조직문화 쇄신도 고민
“부족한 부분 보완 하자” 계열사 실무진 소집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계열사 인력들을 소집하고 나섰다. 지주의 수장이 의견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닌, 계열사 직원들을 소집해 샅샅이 청취하는 건 지주 내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자리가 딱딱해져 솔직한 의견이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해 임원진들을 모두 배제한 것도 특징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달 들어 보험, 은행, 증권, 운용 등 계열사 실무진들을 만나 NH농협금융 및 계열사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 중이다. 지주에서는 손 회장 외에 기획조정부인력들만 참석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주 및 계열사의 장기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계열사별로 발제하는 것”이라며 “임원들은 다 빼고, 젊은 실무자 중심으로 우리가 취약하거나 보완돼야 할 부분을 솔직하게 찾고 브레인 스토밍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각 금융지주들이 장기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정기적인 자리는 많지만, 이번처럼 지주 회장이 직접 실무진들을 한 자리에 모아 듣는 건 이례적이다. 특히 중간 경영진에 속하는 임원들을 모두 배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솔직하고, 가감없는’ 의견을 청취하는데 초점을 뒀다는 얘기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모임 취지에 맞게 손 회장 또한 NH농협금융을 이끌어오면서 느꼈던 소회, 아쉬운 점 등을 실무진에게 허심탄회하게 터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NH농협금융 내부출신으로 지난해 1월 회장에 취임해 1년 반 가량 지주를 이끌어왔다.

손 회장이 직원들과의 토론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문제는 디지털이었다. 금융권 내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NH금융 또한 외부 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해 승진이나 업무 분담 등을 놓고 배타성 등이 일부 남아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NH금융 뿐 아니라 모든 지주사들이 짊어져야 할 숙제이기도하다. 앞서 손 회장은 취임 초부터 고객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외부 인사에 대한 ‘과감한 채용’을 피력해온 바 있다.

한 관계자는 “정통 금융사들이 외부 인재 확충에 많이 개방됐다고 하지만, 은행이나 지주 모두 공채 문화가 강하다보니 완전히 융화시키는데는 시일이 더 걸릴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손 회장이 디지털 전문가인만큼 이런 부분이 더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계열사별로 골프, 씨름, 테니스 등 스포츠단 운영에 대한 조율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 조직 문화 쇄신, 시너지 방안, 계열사별 이해관계 충돌 등도 다각도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손 회장이 계열사들의 세부 팀별 사정부터 경영 전략, 인력 운영 등까지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어 적잖은 놀라움을 표했다.

농협금융은 이번 자리에서 나온 의견 들을 모아 추후 경영전략에 반영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해당 토론회 자리는 이번달 마무리가 될 것으로,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나온 얘기가 많아 공식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며 “의미 있는 의견들을 모아 조만간 전략으로 수립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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